양산교육지원청(교육장 주창돈)이 지난 23일 진행한 ‘교육감과 함께하는 양산교육업무협의회’에서 가장 큰 화두는 단연 ‘고등학교 과밀 문제’였다. 이날 양산시중등교장단협의회에서 공동 현안으로 문제를 제기했을 뿐 아니라, 학교장과의 협의회 전 양산지역 의원, 학부모 단체 등 지역공동체 간담회에서도 고등학교 과밀이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김창호 양산남부고 교장은 “고교 1학급당 학생 수가 경남지역 평균은 23.7명인데 비해 양산지역은 31.5명”이라며 “일부 학교는 35명을 넘겨 40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신도시에 있는 양산남부고, 물금고, 범어고는 30학급에 1천명이 넘는 학생을 수용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올해 학기 시작과 동시에 학급당 학생 수가 33~35명에 달했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와 평준화지역에서의 전학 등으로 인해 학교당 20~30명 이상 학생이 더 유입된다. 2학기가 되면 40명에 육박하는 학급이 나온다는 게 교장단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과목 선택 수업 방해, 급식실 좌석 부족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생활지도 어려움 등으로 교사들의 담임 기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때문에 고등학교 신설 계획을 수립하거나 학교 증축이라도 조속히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고교 신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종훈 교육감은 “현재 마산ㆍ창원 등은 반 평균 26~27명으로, 고교 2곳 정도 없어도 될 만큼 학생 수가 줄고 있는 추세”라며 “유독 양산지역만 학생 수 증가로 인한 학교 과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반 평균 28명을 기준으로 학급 편성과 신설 계획을 수립하지만, 교육부 기준은 35명”이라며 “현실적으로 고교 신설 승인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학생 수가 많아 받는 불이익을 최소화할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을 우선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고교 신설을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본지가 지난해 ‘양산지역 초ㆍ중ㆍ고교 학생 수’를 추이를 분석한 결과, 현재 초등학교 6학년부터 학생 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중ㆍ고교 입학 시점에 다른 지역 유출이 다소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고등학교 1곳 이상은 신설해야 한다는 계산이다.<본지 733호, 2018년 7월 17일자>
특히, 기하급수적인 인구 증가로 인구 밀집도가 높은 신도시의 경우, 고등학교 신설 요구가 꾸준히 있었다. 그동안 인구 증가에 맞춘 단계별 초ㆍ중학교 신설은 진행해 왔지만, 고등학교는 2011년 범어고 개교 이후 뚝 끊겼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양산지역 미활용 고등학교 부지가 용도 해제되고 있는 상황. 지난해 7곳이었던 고교 부지가 현재 5곳뿐이다. 동면지역 금산고의 경우 특성화고 설립 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실제 고교 설립이 가능한 부지는 이제 4곳뿐이다. 때문에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2023년을 목표로 지금부터 고교 신설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