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예총의 갈등은 지난 2월 제8대 회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졌다. 손성원 7대 회장과 맞붙어 최현미 양산미술협회 지부장이 새로운 회장으로 당선됐지만, 손 전 회장이 선거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결과에 불복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본지 765호, 2019년 3월 19일자>
사실상 두 후보 모두 ‘후보 자격’ 시비로 인해 선거 전부터 논란이 일었다. 손 회장은 ‘정회원 여부’ 문제로, 최 지부장은 ‘거주지’ 문제로 회장 후보로서 결격사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선거관리위원회는 두 사람을 후보로 인정하고, 두 후보 간 협약서(서약서)까지 쓰면서 선거를 진행했다.
뒤늦게 이 같은 상황을 알게 된 양산예총 일부 회원들이 선거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애초 후보 자격 검증 절차부터 잘못됐기 때문에, 정관이나 규정에 따라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처럼 갈등이 증폭되자 경남예총과 한국예총이 각각 감사와 현장실사를 통해 갈등 봉합에 들어갔고, 지난달 2일 공문을 통해 자정적 수습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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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양산예총은 각 지부장과 원로 고문들과 함께 자구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한국예총은 양산예총 의견은 듣지 않은 채 당선인을 회장으로 인정하는 인준서를 교부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이ㆍ취임식을 통해 제8대 회장에 최현미 회장이 취임했다. 이날 최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이번 선거로 인한 반목과 갈등으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양산시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 관리로 선거로 인한 대립과 갈등의 벽을 허물고, 양산예총의 위상을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갈등은 결국 봉합되지 않았다. 양산예총 8개 지부 가운데 절반인 문인ㆍ음악ㆍ연예ㆍ국악협회가 양산예총 탈퇴를 선언한 것이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그냥 시류에 따라갈 수도 있었으나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인인 만큼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해야겠다는 판단”이라며 “이번 선거에 피선거권을 가진 두 사람의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끊임없이 주장했지만, 한국예총은 기습 인준으로 양산예술인들의 의견을 묵살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산의 예술인으로서 더 이상 부끄럽지 않으려고 ‘양산예총’이라는 우리를 포기해 우리 자존심과 순수예술혼을 지키려 한다”고 선언했다.
탈퇴 선언에 대해 최현미 회장은 “경남국악협회로부터 해체 명령을 받은 양산국악협회는 이미 양산예총 산하 지부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 탈퇴를 선언한 지부는 사실상 3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탈퇴서를 정식 접수한 것은 아닌 상황으로, 개별 지부와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해 볼 것”이라며 “만약 지부의 탈퇴 뜻이 확고하다면 새로운 우수단체를 영입해 양산예총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볼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양산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양산시는 지역 예술 발전과 창작 예술인의 역량 강화 등을 위해 지역 예술계를 대표하는 양산예총에 운영비와 양산예술제 행사비 등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산시는 “행정에서도 양산예총 분열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돼 유감스럽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좀 더 면밀히 검토한 후 양산예총과 개별 지부에 대한 지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