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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종석 부경대학교 경제사회연구소 연구교수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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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총수요 구성요소 가운데 수출비중은 43%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 ‘총수요’란 경제주체별 총지출 구성요소를 말하는데, 가계소비와 기업투자, 정부지출, 해외수요로 구성된다. 중국은 총수요에서 수출비중이 20% 내외이며, 일본은 15% 내외다. 총수요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압도적으로 높다. 높은 수출 의존도를 지닌 경제구조이기 때문에 세계수요 감소는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198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성장하던 세계무역비중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하락하고 있다. 2009년 무역비중은 대폭 하락했다가 2010~2011년 회복하지만 그 이후 다시 하락한다. 2010년 이후 한국 자동차, 전자, 조선, 금속철강, 기계업종 산출은 정체하거나 감소하는 국면으로 진입한다.
전자업종의 경우 꾸준히 산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철강산업을 포함한 1차 금속은 정체하고, 조선은 붕괴 수준으로 하락했다. 자동차의 경우 2015년 하락 국면에 진입했으며, 2019년 현재도 그 경향은 변하지 않고 있다.
협력기업과 비협력기업의 추세변동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협력기업’이란 대기업에 납품하는 기업군을 말하며, ‘비혁력기업’이란 그렇지 않은 기업을 의미한다. 2010년 이전 한국경제가 장기 침체로 진입하기 전에는 제조업이든 비제조업이든 독립기업 매출액성장률이 협력기업 매출액성장률보다 높았지만, 2010년 이후 그 경향은 역전한다. 비협력기업의 경우 시장 경쟁에 노출된 기업이기 때문에 시장 위험을 완충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
그러나 대기업에 납품하는 협력기업의 경우 최종재의 시장위험은 대기업이 감당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최종재 매출액 변화로 인한 위험을 비협력기업보다 적게 받는다. 대기업은 시장 변동에 직면해서도 이미 계약한 중간재 매입을 하기 때문에 협력기업은 매출액 변동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최종재를 생산하는 대기업에서 협력기업이 시장에서 직면하는 위험 일부를 흡수함을 추론하게 한다.
2011년 이후 대기업 영업이익률이 협력기업이나 비협력기업에 비해서도 크게 낮아진다. 협력기업과 비협력기업을 비교하면 협력기업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더 높게 나타난다. 2010년 이후 대기업들 영업이익률은 협력기업 영업이익률보다 낮다. 시장상황이 우호적일 때에는 대기업들은 제품가격에서 마진폭을 크게 해 수익성을 높이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중간재 비용은 상대적으로 경직적인 반면 마진폭은 감소하기 때문에 협력기업 영업이익률이 높게 나타난다.
제조업 대기업의 적자비중은 2010년 이후 크게 상승한다. 2012년에서 2015년 사이 제조업 선도기업 적자비중은 18% 내외다. 비제조업 선도기업의 적자비율도 같이 증가하지만, 제조업 기업들 적자기업 비중이 더 크다. 이는 세계경제 침체 이후 수출주도 제조업 선도기업들이 직면한 경제 현실을 잘 보여준다. 협력기업의 적자비중은 2016년 현재 9% 내외다.
2008년 세계금융 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은 제조업, 비제조업 상관없이 매출액성장률 감소, 수익성 하락 등을 경험하고 있다. 여러 기관 경영지표 통계 추이를 통해서도 대기업들의 시장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협력기업보다 영업이익률 평균은 더 하락했다. 한국 대기업들은 한편으로 협력기업들에 갑질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시장 불확실성과 위험을 흡수하며 협력기업들이 직면하는 위험 일부를 분담한다. 한국의 대ㆍ중ㆍ소기업 관계는 이렇듯 다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