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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청소년) “우리도 이번 축구대회에 나가면 안 되나요?” (간사들) “안 됩니다. 우리는 아직 축구단을 만들지도 않았어요” (청소년) “대회부터 하고 정식 축구단을 만들면 안 되나요” (간사들) “안 됩니다. 이번 대회 축구단은 23명 이상 엔트리 멤버가 있어야 해요” (청소년) “우리 학교에서 축구 잘하는 친구들로 다 데려올 수 있어요” (간사들) “안 됩니다. 대회 규정에 소속 교회 혹은 단체 회원만 자격이 있답니다”
이때부터 시작된 청소년들의 꼼수대작전, Y동아리 여자 회원들까지 매니저라는 이름으로 영입해 결국 23명이 훨씬 넘는 엔트리 멤버를 만들어 왔다. 평상시 동아리 모임에서는 과묵함을 자랑하던 아이, 간사들이 관심받고 싶어 남긴 카톡 대화방에서 ‘읽씹’의 태도로 일관하던 아이들이 변했다. 양산Y축구단 카톡방이 만들어지고, 이 방은 순식간에 이야기로 넘쳐난다.
그리고 시작된 고민, 이번 축구대회는 40세 이상 어른(교회는 집분자, 교역자) 1명과 청년 2명, 그리고 청소년 8명으로 출전 선수가 구성되는데 YMCA에는 참가할 성인 선수가 준비되지 않았다. 급하게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고, 옛날 기억에 축구 좀(?) 했던 이사님 몇 분이 아이들 열정에 떠밀려 출전 선수가 돼 주셨다.
그리고 유니폼도 없는데, 아이들이 가장 싼 단체복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알아내고, 자비로 구입을 한다. 코치는 축구장 응원 하나만은 자신 있는 Y청소년 담당 간사가 맡는다. 말 그대로 번갯불에 콩 볶듯이 YMCA연합축구팀이 만들어졌다.
달랑 하루 운동장에 모여서 연습을 하고 나서 1등을 하겠다는 과도한 열정을 내뿜는다. 1등은 금기어라고 하니 ‘우승’을 하겠다고 한다. 1등과 우승이 금기어라고 하니 ‘무패’, ‘3연승’, ‘1~2위전 우승’을 하겠다고 하는 아이들에게 안전이 우선이고 참여에 목적이 있다고 강조하며 시작된 축구대회에서 YMCA는 자랑스러운 4등을 했다.
매주 연습을 한 경험과 조직력이 돋보인 명동교회가 우승했고, 지난해 청소년복음축구대회에 참가했던 연륜의 평산교회와 삼양교회가 2, 3위로 트로피를 받았다. 처음 팀을 만들고, 한 번도 같이 뛰어보지 않은 이사님들과 아침에 인사했던 YMCA연합축구단은 생각보다 훨씬 경기를 잘했다. 작전을 짜는 코치는 없었지만, 목이 터져라고 응원하는 코치와 “너무 잘해요”, “너무 멋지지 않아요?”를 입에 달고 있는 새내기 간사들,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다른 동아리 친구들 격려까지 이렇게 한 팀(one team)이 되는 과정을 목격할 수 있었다.
3~4위전을 마치고, 갑자기 눈물을 참지 못하고 골키퍼를 담당했던 친구가 펑펑 울기 시작한다. 자신이 골이 막지 못한 미안함에서 시작한 눈물은 경기에서 노마크 찬스의 결정적인 순간 골을 넣지 못해서 졌다는 미안함을 느낀 공격수에게 이어졌다. 17살 몸과 마음이 다 큰 남자 청소년들이 펑펑 운다. 그 아이를 빙 둘러 위로하며 안아주며 토닥이던 아이들 콧날도 찡해온다. 이를 바라보던 간사들 마음도 먹먹해진다. 맨날 티격태격하지만 실책을 자책하는 친구를 안아주며, 진심을 전하는 위로를 할 줄 아는 멋진 녀석들이다.
“괜찮다”, “잘했어”, “우린 최고였어”, “너무 멋지지 않아요?” 이런 말들을 얼마나 자주 하고 살까? 6월 1일 우리가 가장 많이 했던 이 말은 진심으로 위로가 되고,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 준 마법 같은 감탄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