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가 지난 3일 공문을 통해 각 지부에 양산예총 보조사업 4건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공문에 따르면 “선거로 인해 일부 지부의 탈퇴 표시 등 내부갈등으로 인해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6월부터 예산 지원을 일시 중단하고, 내부 문제 해소로 정상화된 후 지원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양산예총 보조사업은 ▶양산예술제 ▶양산예술지 발간 ▶예술인의 밤 ▶사무실 운영비 등 4건으로 모두 1억2천7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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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양산예총 갈등은 지난 2월 제8대 회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졌다. 손성원 7대 회장과 맞붙어 최현미 양산미술협회 지부장이 새로운 회장으로 당선했지만, 손 전 회장이 선거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결과에 불복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사실상 두 후보 모두 ‘후보 자격’ 시비로 인해 선거 전부터 논란이 일었다. 손 회장은 ‘정회원 여부’ 문제로, 최 지부장은 ‘거주지’ 문제로 회장 후보로서 결격사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선거관리위원회는 두 사람을 후보로 인정하고, 두 후보 간 협약서(서약서)까지 쓰면서 선거를 진행했다.
뒤늦게 이 같은 상황을 알게 된 양산예총 일부 회원들이 선거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애초 후보 자격 검증 절차부터 잘못됐기 때문에, 정관이나 규정에 따라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예총이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스스로 수습 방안을 마련하라는 권고와는 달리 당선인을 회장으로 인정하는 인준서를 일방적으로 교부해 갈등을 더욱 증폭했다. 이에 반발한 문인ㆍ음악ㆍ연예ㆍ국악협회가 양산예총 탈퇴를 선언했다. 선거갈등이 이처럼 분열로 치닫자 양산시가 양산예총 예산 지원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양산예총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기자회견문을 통해 양산시의 예산 지원 중단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우선 탈퇴 선언은 4개 지부가 아닌 3개 지부로, 국악협회는 현재 이외숙 지부장 산하의 단체가 인준돼 양산예총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때문에 8개 단체 가운데 4개 단체의 탈퇴로 양산예총이 반토막 됐다는 언론보도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탈퇴 선언일뿐 현재까지 정식 탈퇴서와 공문이 접수되지 않았고, 탈퇴 의사 유ㆍ무를 각 지부장에게 문의했지만 어떤 답변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양산시의 성급한 예산 지원 중단 결정은 이 같은 갈등을 더욱 키우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는 “양산예총 보조사업은 지역문화예술진흥을 위해 예술인의 순수 예술활동 지원이 목적으로, 애초부터 8개 지부가 함께하는 사업으로 계획한 것”이라며 “갈등에 대해 모든 지부가 책임지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주길 당부하는 의미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