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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석 카페사회사업가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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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가 만들어지고, 많은 건물이 들어서고 있지만, 그럼에도 짓지 않는 땅이 아주 많다.
범어신도시에는 그런 땅을 주차공간으로 활용해서 쓰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건물이 지어지지 않은 많은 땅은 관리가 안 돼서 쓰레기가 버려지거나, 잡초과 잡목이 자라나기도 했다. 몇몇 분들은 그런 땅에 작은 텃밭을 가꾸기도 하지만, 그러지 못한 땅이 많았다.
양산경찰서 주변 택지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 2년 동안 건물을 짓지 않은 땅이 전체의 70% 이상이다. 아무래도 50% 이상 건축되려면 한 3년은 더 걸리지 싶다.
마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본다면, 주변 이웃이 늘어가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그만큼 동네 모습도 늦게 갖춰 나갈 것이다. 그러면 주차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장점도 있지만, 사람 사는 동네 모습이 늦게 갖춰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여름 이후, 비만 오면 아내가 서원 주변에 꽃씨를 뿌리기 시작했다. 올해 봄이 되자 하나둘씩 잎이 나고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꽃이 피기 시작하니 벌과 나비가 날아들었다. 벌과 나비라니, 참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었다. 이제는 도시에서 이런 곤충과 만남이 귀한 일이 됐다.
덩달아 서원에 오시는 분들도 꽃을 보고 좋아하신다. 이쯤 되면 신도시 내에 있는 빈 땅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본다. 상가주택의 문제점은 첫째는 주차다. 1층이 상가이다 보니 많은 손님이 이용하면 주변 도로에 주차하면서 온 동네가 주차장이 된다. 이런 경우 빈 땅을 활용해서 공유주차장을 만들면 좋겠는데, 아마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빈 땅에 꽃씨를 뿌리면 어떨까 싶다. 계절마다 피는 꽃이 다르니, 계절마다 뿌리는 씨앗도 달리해서 말이다. 동네마다 이를 맡아서 할 수 있는 분들이 있으면 더 좋겠고, 이를 이웃들과 같이하면 더 좋겠다. 땅을 고르고, 거름을 주고, 구획을 정리하는 일 또한 마찬가지다.
많은 땅이 그렇게 생명을 잉태하고 꽃을 피워서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살기 좋은 동네는 땅이 살아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