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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14년째 논의만 하는 소토초 이전, 학부모들이 뿔났다..
교육

14년째 논의만 하는 소토초 이전, 학부모들이 뿔났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9/06/18 09:38 수정 2019.06.18 09:38
소토초 학부모회, 운영위원회 등
기자회견 통해 소토초 이전 촉구

공단에 둘러싸여 통학로도 위험
2005년부터 논의한 학교 이전
14년 넘도록 해결 실마리 안 보여
“자본 논리만 앞세운 어른들 책임”

“우리 아이들을 누가 공단에 가뒀나? 소토초 당장 이전하라”

소토초등학교 이전 논의가 자그마치 14년째 이어지고 있다. 산업단지와 고속도로에 둘러싸인 열악한 주변 환경 탓에 2005년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문제지만,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참다못한 학부모들이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섰다.

ⓒ 양산시민신문


소토초 학부모회와 운영위원회, 총동창회, 양산학부모행동은 지난 11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부진한 소토초 이전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양산이 공업도시로 변하면서 평화로운 마을 한가운데 있는 소토초교는 산막산단 조성과 각종 공장이 들어서면서 소음과 날림먼지ㆍ매연 등에 시달리고 있다”며 “학교와 접한 도로는 공장을 드나드는 차량으로 종일 북새통을 이루며 학교는 공단과 고속도로, 공사장에 둘러싸여 있다”고 말했다.

소토초는 1935년 공립간이학교로 문을 연 후 70여년 동안 지역공동체를 이끌어오던 교육기관이었다. 현재 유치원ㆍ초등학생 180여명이 다니고 있다.

소토초 이전 문제가 수면에 떠 오른 것은 2005년부터다. 양산나들목(IC) 이전으로 학교가 공단과 고속도로에 둘러싸이면서 학부모와 주민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당시 학교 이전을 주장하는 측과 그 비용으로 차라리 학교시설을 개선하자는 측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수차례 논의하다 결국 이설을 포기했다. 대신 학교에 새 교실과 체육관을 지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2007년 학교 스쿨존이 산단 출입도로에 편입됐고, 공업지역인 학교 인근에 공장이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했다. 2010년 학교 이설 필요성이 다시 제기됐지만, 이설 예산 대신에 만든 체육관이 발목을 잡았다. 교육청은 ‘20년 BTL사업으로 지었기 때문에 2028년까지는 꼼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제 학생들은 학원 차량이 등ㆍ하교시켜주지 않으면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황에까지 놓이게 됐다. 걸어서 갈 수 없는 것은 물론, 버스를 타더라도 정류장에 내려 학교로 가는 길이 위험천만 그 자체다. 때문에 학생 98%가 차량으로 등ㆍ하원하고, 이 가운데 74%가 학원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걸어서 학교에 오는 학생은 단 4명뿐이다.

더욱이 각기 다른 학원 차량 운영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방과후학교나 방학 중 교육프로그램은 전혀 운영할 수 없다. 아이들 공교육 학습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학부모들은 “휴먼시아 아파트 인근에 대체 학교 터가 있음에도 자본 논리로만 학교 이전 문제를 미뤄왔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어른들이 책임을 내버려 두고 눈치만 보는 동안 통학로와 학습 환경은 더욱 열악해져 이제는 이전만이 답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양산시, 교육청, LH 등 관련 기관은 물론 지역 정치권에도 진정성 있는 해결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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