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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아서 실패한 곤(鯀)과 흐르게 해 성공한 우(禹)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9/07/09 09:09 수정 2019.07.09 09:09

 
↑↑ 이헌수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사무차장
ⓒ 양산시민신문  
낙동강 창녕함안보에 올해 들어 첫 조류경보가 발령됐다고 한다. 누구는 녹조 감시기술이 진일보하고 있는 만큼 기술적 해결을 얘기하고, 환경단체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강을 흐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장이 부딪힐 때 옛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지혜를 얻는 한 방법이려니 싶다.

중국 신화의 이야기다. 황화는 문명 발상지지만, 친절한 물은 아니었다. 자주 범람했고, 범람했기에 비옥했다. 비옥해서 강을 따라 사람이 많이 모여 살았고, 살기 위해 물의 범람을 다스릴 필요가 있었다. 중국 왕조는 황하 치수를 중요한 민생으로 생각했다.

황하 치수를 시작했던 것은 곤(鯀)이었다. 곤은 치수를 할 때 둑을 쌓았다. 물길을 막아 물을 다스리려 했다. 곤이 하늘나라에 가서 천신의 보물인 식양(息壤)을 훔쳤다. 식양은 조금만 떼어서 물에 던져도 산처럼 불어나는 신비의 흙이다. 천신은 곤이 식양을 훔쳐 간 것을 알게 돼 식양을 회수했다. 식양으로 쌓은 둑이 사라지자 민생에 더 큰 위해가 됐다. 천신은 곤의 죄를 물어 배를 갈라 죽였다. 곤의 배를 가르자 우(禹)가 태어났다.

우(禹)는 아버지 곤을 이어 치수 사업을 시작했으나, 아버지와는 달랐다. 곤은 물을 막아 9년 동안 황하를 다스리려 했지만 실패했다. 우는 물을 다스릴 때 물길을 텄다. 물이 제 성질대로 흐를 수 있게 했다. 우의 치수는 성공했고, 황하의 물을 성공적으로 다스린 영웅이 됐다.

이ㆍ치수를 목적으로 4대강 사업이 2012년에 완료됐고, 그로부터 올해가 8년이다. 내년이면 공교롭게도 옛이야기에서 말하는 실패 기간인 9년이 되는 해다. 곤으로 남을 것인지 우가 될 것인지, 더 늦기 전에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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