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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송하 양산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팀장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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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회의에 참석했다가 질문을 받았다. “학교 밖 청소년이 뭐예요? 그럼 학교 안 청소년이라는 말도 있어요?” 청소년 관련 분야 담당자가 아닌, 일반 시민의 눈에 보이는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단어에 대한 자연스러운 질문일 것이다.
학교 밖 청소년이란 초등학교ㆍ중학교 취학의무를 유예하거나, 제적ㆍ퇴학 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청소년, 그리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만 9~24세 청소년을 말한다. 즉, 학력이 인정되는 교육 과정 밖에 있는 청소년이다. 이러한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상담ㆍ교육ㆍ직업훈련ㆍ취업 등을 지원하는 기관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이다.
이런 설명을 덧붙이고 나면 사람들은 비행청소년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실제로 검정고시 수업을 지원하는 학습멘토 선생님들도 처음에 아이들을 만나기 전에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고, 부담감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직접 아이들을 만나보고,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 아이들도 그냥 사춘기를 경험하고 있는 ‘청소년’일 뿐임을 금세 알게 된다.
요즘은 진로 준비를 위한 취학 유예, 보호자 교육관에 따른 홈스쿨링, 대안학교 진학, 유학 등 이유로 학교 밖 청소년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지만, 학교 외 선택지가 자연스럽지 않은 우리나라 교육 문화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은 그저 성실하지 않은,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소속 청소년들과 함께 학교를 그만둔 이후 경험에 대해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어려워요. 학교 안 다닌다고 하면, 일을 잘 안 시켜줘요”, “낮에 버스를 탔는데 청소년 요금을 냈더니, 학생도 아닌데 왜 청소년 요금을 내느냐고 물어보는 아저씨들이 있어서 그냥 어른 요금 낼 때도 있어요”
자신들을 다르게 보는 어른들 시선과 차별에 가장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청소년들도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렵게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난 후 마주하게 되는 불이익(최저임금 미달, 폭언 등)에 대응할 엄두도 못 내는 아이들도 있다.
물론,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교과목 학습’만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 ‘안’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인관계 기술이나 갈등상황에 대한 대처, 선생님들과 관계 속에서 사회성을 키우고, 다양한 경험을 해볼 기회가 있다.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기 전 ‘학업중단숙려상담’을 신청한 청소년들에게 학교가 더 안전하다는 것, 그 울타리 밖에 나왔을 때 자신이 스스로 준비하고 감당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19살, 검정고시를 치지 않고 좀 더 놀겠다고 도망 다니던 청소년과의 4년. 22살 어느 날, “선생님, 하고 싶은 꿈이 생겼어요. 한 번 도전해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던 신난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학교에 다니고 있건, 다니고 있지 않건,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직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벌써 실패한 것이 아니라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청소년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학교 밖이 되기를 선택하거나 어쩔 수 없이 학교 밖이 된 청소년들에게 자신들을 실패자인 듯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보다 다른 길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을 지켜봐 주는 어른들의 기다림과 믿음이 필요하다. 학교 밖이 아닌, 세상 속에 살고 있는 그냥, 청소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