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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시골 쥐와 도시 쥐
오피니언

시골 쥐와 도시 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9/07/16 09:04 수정 2019.07.16 09:04

 
↑↑ 전이섭
문화교육연구소田 소장
ⓒ 양산시민신문  
도시에 사는 쥐가 시골 쥐를 집으로 초대했다. 시골 쥐는 진수성찬을 두고도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가 날 때마다 허겁지겁 도망 다니다가 “맛있는 것이 아무리 많다 해도 마음 편히 먹을 수 없는 이곳보다 초라하더라도 속 편하게 살 수 있는 시골이 더 낫다”고 말하고 돌아와 버린다. 흔히 이솝우화라고 알고 있는 이 이야기는 17세기 프랑스 우화 작가 라퐁텐의 작품이다. 시골 쥐가 도시 경험을 통해 자기 생활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행복은 스스로 만족하는 곳에 있다는 교훈을 준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골 생활을 찬양하고, 도시 생활을 비판하는 구도로 만들어가는 것도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스위스 작가 카트린 셰러의 ‘시골 쥐와 도시 쥐’는 시골과 도시 생활을 대결 구도로 몰아가지 않고, 다른 관점에서 그대로 바라보며 각각의 장점을 재치 있게 묘사한다.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며 생활방식을 즐기고,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에 대해 관용의 태도를 가져야 함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는 이 이야기는 모두를 위한 이야기다. ‘다름’, ‘존중’, ‘소통’,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풍자문학이 전자의 교훈처럼 비판 구도로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처세술로 읽히는 것은 사회의 이원적 모순 구조가 점점 심화돼 가기 때문은 아닐까?

‘지방소멸’이라 회자되는 시대에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현 정부가 취임 2주년이 지나면서 자치와 분권에 대한 의지가 약화됐다는 것이 지방 여론이다. 범위를 좁혀 경남으로 시각을 돌려보면 이 역시 ‘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빈말만 무성한 채 특정 지자체로 몰리는 현상을 감지할 수 있다. 더 범위를 좁혀 우리 양산을 보면 원도심 일대 도시재생사업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만, 대부분 인프라 구축과 사업은 인구가 많은 신도시에 집중되는듯해 상대적 소외감을 느낀다.

지난 6월 발표한 ‘2018년도 기준 도시계획 현황’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국토 가운데 도시지역은 16.7%밖에 안 되는데 국민의 91.8%가 몰려 살고 있다. 이 역시 범위를 좁혀 양산을 들여다보면 마찬가지다. 동남지방통계청의 ‘2018년 부산ㆍ울산ㆍ경남 인구이동통계’ 발표에 의하면 양산은 전입에서 전출을 제외한 순이동이 경남에서 가장 높았으며, 양산지역 내 전입이나 다른 지역에서 양산으로 전입한 원인의 1순위가 주택 문제로, 거주지로서 강점이 통계로 나타났다. 뒤이어 가족, 직업, 교육의 원인이 따른다.

그만큼 양산이 살기 좋은 도시로 성장했다는 것을 결과가 말해주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 인프라가 집중되는 현상에 대해 지방 사람들이 가지는 불만처럼 지방 한 도시의 성장에서도 인구가 많은 신도시로 집중화되는 경향에 시골의 한 사람으로서 불만이 많다.

양산으로 전입해 온 인구를 연령별로 봤을 때 40대 이하가 75%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세대 유입이 많다. 반면, 상ㆍ하북과 원동을 보면 어떨까? 점점 노령화되고, 전입보다 전출이 많아져 학령인구도 감소하고 있다. 신도시는 과밀화가 가속화되고 학교총량제에 따라 심각진 과밀을 해소할 수 없어 고민이다. 선순환이 아니다. 비단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양극화의 단면인 것이다.

‘신도시 대 원도심’의 이원적 대결 구도가 아니라 양산이라는 공간 안에서 이뤄질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준을 바꿔야 한다. 기존 계획에 얽매이지 말고 여러 중지를 모아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다시 그려보는 것 말이다. 깨어있는 시민의식과 부지런한 행정이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대시민 정책토론의 장이 펼쳐지기를 제안한다. 큰 틀과 환경ㆍ문화ㆍ경제ㆍ교육 등 세부적인 사항으로 나눠 진행하는 것을 기대하는 바다. 시골 쥐, 도시 쥐 할 것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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