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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대학생처럼 수강 신청하고 수업 듣는 ‘고교학점제’ ..
교육

대학생처럼 수강 신청하고 수업 듣는 ‘고교학점제’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9/07/23 09:51 수정 2019.07.23 09:51
원하는 교과목 선택해 수강하고
대학처럼 학점 이수해야 졸업
인근 학교, 온라인 수강도 가능

내신 절대평가, 대입 전형 개편 등
한국 교육계 큰 체제 변화 불가피

고교학점제 시행이 3년 앞으로 다가왔다. 대학교처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듣고, 일정 학점을 받으면 졸업할 수 있는 제도다. 교육부는 2022년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목표로, 잰걸음 중이다.

고교학점제는 단순히 교육 정책 하나 도입하는 정도가 아니다. 고등학교의 모든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이 변하는 것은 물론 대학입시 변화도 불가피한, 흡사 교육개혁과도 같은 사업이다. 중학생 이하 자녀를 둔 부모라면 고교학점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꼼꼼히 준비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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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고교학점제는 대학교 강의 방식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고등학생들이 적성과 희망 진로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서 배우고 기준 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수업방식 역시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토론, 실습 등으로 구성한다. 교사는 학생 수업 과정을 바탕으로 학생 성취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때 이수를 못 하고 ‘F 학점’을 받으면 같은 수업을 다시 듣게 된다.

또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서 수업을 받는 형식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년을 구분하는 제도 역시 사라진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학생 과목 개설 수요에 따라 탄력적 교원을 배치하고, 그에 맞는 충분한 공간과 시설을 확보할 예정이다.

만약 해당 고교에 원하는 과목이 개설되지 않는 경우 인근 학교 교과목을 수강할 기회도 열린다. 인근 학교 학생과 과목을 같이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상대평가 방식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변화가 필수적으로 동반된다. 또한 도시ㆍ농촌 간 교육기회 격차 해소를 위해 온라인에서 원하는 강좌를 듣고 수강할 수 있는 고교 K-MOOC도 함께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외국 6곳, 고교학점제 시행

이미 외국 몇몇 나라에서는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핀란드, 싱가포르 등 6곳이다. 학점제를 운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내신 절대평가를 시행한다는 점도 이들 나라가 갖는 공통점이다.

특히 미국, 핀란드, 캐나다, 싱가포르는 고1~고3 학년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무학년 학점제’를 시행하고 있다. 주마다 교육법이 조금씩 다른 미국은 대체로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4년간 고등학교 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학교가 난이도에 따른 다양한 세부 과목을 제공하면 학생은 자신 수준에 맞게 교과목을 선택한다. 핀란드도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학생, 학부모, 교사가 모여 학생 3년간 학습 계획을 미리 짜고 학기마다 학생이 자신 시간표를 스스로 작성해 수업을 듣는다.

무엇보다 고교학점제가 안착한 나라는 학생 과목 선택을 도와주는 지원 체계도 잘 갖춰져 있다. 특히 핀란드는 상담교과를 별도로 편성해 학생 개별화된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미국은 전문지식을 가진 진로교사가 학업 상담, 교과목 선택을 돕는다.

이처럼 고교학점제 시행은 고교 체제 개편, 내신 절대평가, 대입 전형 개편 등과 연계되기 때문에 교육정책에 있어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때문에 단계적 도입을 위해 지난해부터 연구학교와 선도학교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고교 교실 환경도 확 바꾼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 일반고(4곳), 특성화고(3곳) 등 학교 7곳을 연구학교로, 일반고(39곳)와 특성화고(4곳) 등 학교 43곳을 선도학교로 지정했다. 양산지역 경우 물금고ㆍ범어고ㆍ양산고 등 3곳이 선도학교로 지정돼 3년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오는 2학기에는 고교학점제 모델학교를 만든다. 우리나라 고등학교는 사각형 교실에서 수업하는 선생님을 기다리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면 수강 신청한 교실을 학생이 찾아가야 한다. 때문에 고등학교는 교육 과정뿐 아니라 시설도 변해야 한다.

교과목에 따라 모둠 활동, 실험ㆍ실습, 정보기기 활용, 토의ㆍ토론이 가능한 다양한 교육공간이 있어야 한다. 또 10명 규모 소수 학생이 듣는 교실과 40명 이상 학생이 듣는 교실 등 학생 수에 따라 다양한 규모의 교실도 필요하다.

정재훈 경남도교육청 교육 과정과 장학사는 “내달 22일까지 공모 신청을 받은 후 1~2곳을 선정해 고교학점제 맞춤 일반고 모델을 조성할 예정”이라며 “모델학교 구축 외에도 고교학점제 도입 대비 교실환경 개선, 사물함이 모여있는 홈베이스 등 학교생활공간 혁신 등을 함께 추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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