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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글로 배운 역사와 몸으로 배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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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배운 역사와 몸으로 배운 역사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9/08/20 09:06 수정 2019.08.20 09:06

 
↑↑ 이지양
양산YMCA 사무총장
ⓒ 양산시민신문  
8월 13일 양산에서 영화 김복동 공동체 상영이 있었다. 양산 출신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21개 시민단체가 모여 평화공원 건립을 준비하던 참에 개봉한 영화를 함께 본 것이다. 그리고 위안부 역사 바로 알기 캠페인과 플래시몹을 준비하고 있던 청소년YMCA도 함께했다. 

전국에 있는 청소년YMCA들이 올해 공동으로 한국사회에 참여하고자 결의한 전국 실천과제는 미디어를 활용한 우리 지역 독립운동가를 알리는 활동이다. 전국에서 함께하기로 약속한 활동을 위해 양산의 청소년Y들도 매달 동아리별로 돌아가면서 릴레이로 양산지역 역사를 조사하고, 이를 SNS를 통해 공유하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플래시몹을 해보기로 계획을 세웠다.

7월 방학이 시작되고 뜨거운 여름, 보충수업 틈새 시간을 만들고, 일제강점기와 광복의 순간을 청소년들이 직접 플래시몹 동작으로 만든다. 동작만으로 밋밋하니 연극적 요소를 가미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고, 곧바로 일본 순사와 조선 여인들에 대한 배역도 정한다. 그리고 자주 가는 부산의 구제가게에서 치마저고리를 빌려주기로 했다고 함박웃음으로 승전보를 전한다.

음악은 비장한 게 좋을까? 광복의 기쁨을 나타내는 동작도 있어야 하지 않나? 태극기는 있어야겠지? 의자도 있으면 좋겠는데? 함께 의견을 내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 현재의 역사가 된다.

청소년 담당간사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캠페인 준비를 하기 위해 청소년Y 60명이 온다는데 간식은 어떻게 해야 할지, 영화 공동체 상영에 좌석이 부족한데 어떻게 할지, 청소년들이 밝힌 아베 정권의 일방적 수출규제에 대한 입장은 어떻게 캠페인에 담을지 고민한다. 그리고 13일 좁은 영화관 복도를 꽉 채운 캠페인을 준비한 청소년Y 동아리들이 오늘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음향을 연결하는 잭을 체크하지 못한 치명적 실수로 아쉬움을 남긴 플래시몹 친구들을 다독이니 오히려 “다음번에는 저희가 큰소리로 노래하면서 하면 되지요”라고 오히려 위로한다.

글로만 우리 지역 역사인 김복동 인권운동가를 만났다면 다큐멘터리 영화가 눈물 펑펑 흘릴 만큼 감동적이었을까? 영화가 끝나고 청소년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소녀상을 지키는 장면에서, 평화나비 청년들이 기자회견장에서 끌려나가며 울부짖는 장면에서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하면서 “그런데 양산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있나요? 우리가 만들면 안 되나요?” 묻는다. 글로 배운 역사가 아니라 몸으로 참여하는 역사를 만들어가는 청소년들은 김복동 할머니의 마이크를 전달받았고, 스스로 마이크를 잡는다. 오늘의 역사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청소년YMCA 회원들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불만으로 표출된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제외, 자유무역 질서 위배되는 일본 아베 정부의 결정을 용납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역사에 참여하기 위해 이렇게 실천하겠다고 선언한다.

1.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상황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한다 2.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상황에 대해 잘 모르는 회원이나 친구들에게 올바른 사실을 전달해 관심을 가지도록 한다 3.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하며 상황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4.일본 상품의 대체품을 사용하며 일본 상품을 사용을 자제한다 5.일제강점기 역사를 공부하고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역사적 책임을 다한다

글로 배운 역사가 아닌 몸으로 참여해 배운 역사는 오늘도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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