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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인철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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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하시는 말씀. 이렇게 좋은 세상을 보지 못하고 죽은 분들이 참 불쌍해. 그렇기는 한데 싶어 ‘사피엔스’라는 책을 읽어 본다.
어느 틈엔가 한국에 들어온 자본주의는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생산량을 늘려야만 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물건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 누군가 제품을 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조업자와 투자자는 함께 파산하고, 노동자들은 직장을 잃을 것이다.
이런 파국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들이 생산하는 신제품이 무엇이든 사람들이 항상 구매하도록 정신교육을 해야 한다. 바로 이 윤리가 ‘소비지상주의’다.
지금껏 사람들은 풍요롭게 산 적이 없었다. 그래서 검소하게 살고 아끼는 것이 미덕이었다. 사람들은 사치품을 멀리하고, 음식을 버리지 않았으며, 바지나 양말이 해어지면 꿰매 입었다. 밥 한 알도 흘리지 못하게 하는 가정교육이 왜 생겼겠는가.
소비지상주의는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했을까. 소비에 빠지는 것은 참 좋은 것이며, 검소나 절약은 자기를 억압하는 거라고 대중심리학을 동원해 매스컴에 떠들었다.
그 결과 많은 사람에게 설득이 먹혔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필요하지도 않은 것까지 사는 훌륭한 소비자가 됐다. 빚을 내서 정말로 필요하지도 않은 자동차와 텔레비전을 샀다. 먹는 것으로 살펴보자면, 과거에 굶주림이라는 공포가 지배했다면 풍요로운 이 사회에서는 비만이 지배한다. 사람들은 너무 많이 먹고 다이어트 제품을 산다. 다이어트를 위해 소비하는 돈은 배고픈 사람을 먹여 살리고도 남는 액수다.
지금의 종교는 과거처럼 어렵지 않다. 부자는 계속 탐욕스러움을 유지한 채 더 많은 돈을 버는 데 시간을 소비할 것, 대중은 한 푼 두 푼 아끼고 절약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물건을 구매할 것. 그래야만 죽어 천당이나 극락에 간다니까.
ㆍ눈발: 눈이 힘차게 내려 줄이 죽죽 져 보이는 상태
ㆍ발등눈: 발등까지 빠질 정도로 비교적 많이 내린 눈
ㆍ상고대: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서리
ㆍ설밥: 설날에 오는 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ㆍ소나기눈: 갑자기 많이 내리는 눈 = 폭설, 소낙눈
ㆍ싸라기눈: 빗방울이 갑자기 찬 바람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쌀알 같은 눈
ㆍ진눈깨비: 비가 섞여 내리는 눈
두런두런 구시렁구시렁1) 전에는 여름이면 길거리에 상자 같은 것을 메고 “아이스케키!”를 외치며 얼음과자를 파는 남자들이 많았습니다. 더위에 지친 아이가 돈을 내면, 스티로폼이나 나무로 된 상자를 엽니다. 드라이아이스 하얀 김이 솟아오르고, 그 안에서 집어 올린 건 막대기 빙과. 딱딱하다는 뜻의 ‘하드’입니다. 나중에 이것은 누가바, 보석바, 쌍쌍바처럼 무슨 무슨 ‘바’라고 불리는데, ‘아이스케키’는 ‘아이스케이크’의 일본어식 발음입니다.
2) 진짜 아이스크림은 원뿔이라는 뜻의 ‘콘’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옵니다. “12시에 만나요~”로 대박을 친 부라보콘, 떠먹는 아이스크림 빵빠레와 퍼먹는 아이스크림 투게더 등이 나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