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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남종석 교수의 경제 산책] 너는 어느 쪽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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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종석 교수의 경제 산책] 너는 어느 쪽이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9/10/01 09:08 수정 2019.10.01 09:08

 
↑↑ 남종석
부경대학교 경제학 박사
ⓒ 양산시민신문  
조국 사태가 검찰 사태로 진화하고 있다. 조국 가족이 보여준 엘리트사회의 학력 추구 행위가 사람들로 하여금 분노와 절망감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조국 가족의 불법성을 조사하겠다는 ‘검찰 권력’의 과잉 의지는 오히려 조국으로 상징되는 검찰 개혁 필요성을 증폭하는 역효과를 냈다. 문재인 정부와 지지자들은 ‘대결의 정치’를 효율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 서울 서초구에 모인 100만명의 대중은 이를 상징한다.

촛불혁명의 힘으로 당선된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 ‘소득주도 성장’, ‘노동친화적인 사회’, ‘한반도 평화체제’ 등 구호를 통해 진보적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했다. 그러나 집권 3년차가 된 현시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개혁 정책은 모든 분야에서 방향을 잃었다. 노동친화적인 정부를 표명한 문재인 정부 하에서 하청노동자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산재로 죽어가고 있다. 남북 관계 개선도 북미 갈등 국면에서 지지부진하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40%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집권 3년차를 지나면서 이렇다 할 정책적 성과도 뚜렷하지 않지만, 지지율 하락은 멈춰서 있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국정 난맥상에 신물이 난 대중은 문재인 정부의 성과에 대해서는 실망하면서도 결코 그 지지를 제1야당에 대한 지지를 보내지는 않음으로써 현 정부를 뒷받침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그 와중에 ‘대결의 정치’를 통해 지지층을 새롭게 결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기회를 준 것은 일본의 무역도발이었다. 청와대는 일본 무역보복 조치를 한국의 경제적 굴기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함으로써 한국 사회에 만연한 반일정서를 효과적으로 동원했다. 시민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일본 여행 안 가기 운동으로 반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국가’를 건설하겠다고 함으로써 대결의 의지를 담아냈다. 지지율은 반등했다.

‘조국 가족 사태’는 진보ㆍ개혁 진형에 일대 혼란을 초래했다. 제1야당과 언론, 검찰은 조국 가족에 대한 소소한 일상까지 파헤치며 대중의 관음증을 유발했다. 시민들 속에서는 진보 세력이든 보수 세력이든 ‘이놈이나 저놈이나 엘리트는 똑같네’하는 정서가 확대됐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문재인 정부 핵심지지층은 조국만이 검찰 개혁을 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 똘똘 뭉쳤다. 물러서면 정권의 위기가 온다고 확신한 듯하다.

이번에는 검찰의 공권력 사용이 문재인 지지자들을 결집시켰다. 검찰 특수부를 동원한 수차례에 걸친 압수수색에도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불법 증거’는 뚜렷하게 증명되지 않았다. 급기야 검찰은 현직 법무부 장관 집을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이것은 누가 봐도 먼지 털기식 수사였다. 어떻게든 조국을 엮고자 하는 검찰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조국 가족에 대한 과잉 수사는 조국 지지자들을 새롭게 결집시켰다. 100만의 시민이 다시 촛불을 들었다. 동원의 정치는 이번에도 큰 힘을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갈등을 효율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지지 세력을 결집하는 데 익숙하다. 이는 ‘문빠’로 통칭되는 권력의 전위세력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들은 탁월한 선동가들, 지식인들로 구성돼 있으며 팟캐스트, 인터넷 언론 등에 산재한다. 이들은 무능하고 타락한 제1야당, 재벌, 친일파, 독재의 후손들을 ‘악’으로 호명함으로써 자신들의 대의를 선전한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대결의 정치를 통해 결집한다. 시민들에게는 이쪽이냐 저쪽이냐의 선택만이 남았다. 그들은 당신에게 질문한다. “너는 어느 쪽이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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