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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저출산과 학교교육
오피니언

저출산과 학교교육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9/10/22 09:14 수정 2019.10.22 09:14

 
↑↑ 명형철
전 양산 하북초 교장
(사)미래인재교육연구소 대표
ⓒ 양산시민신문  
교육부는 최근 저출산ㆍ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인구구조 변화대응 교육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인구 증가는 재앙’이라고 한 맬서스의 예측은 빗나갔다. 오히려 ‘인구절벽’과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국가적 재앙이 됐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 대학교수는 ‘현재의 저출산 추세가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ㆍ국가적 당면 과제로 대두하고, 인구 급감으로 인한 인구절벽 문제점은 생산가능 인구 감소, 생산성 감소, 소비 위축, 일자리 감소, 저성장 가능성 급증 등 불안감으로 나타난다. 통계청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2017년 5천136만명에서 2067년 3천929만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지금보다 1천200만명이 줄고 인구 규모는 1980년대 초 수준이 된다. 출산 인구가 연간 100만명이었던 것이 40여만명으로 줄었고, 내년에는 3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인구가 급감하면 이는 바로 산업 인력이 줄어드는 것일 뿐 아니라 학생 수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학급 수 감소, 교사 수, 학교 수 감소로 이어진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이미 학교 공동화 현상이 수년 전에 나타나고 있다. 1980년대 초 이후 전국에는 5천400여개 학교가 통폐합됐다. 수도권과 대도시로의 학생 이동과 지역 소멸 현상만 가중됐다.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경남은 올해 대비 20년 학령인구 감소비율 -1.77%에서 25년에는 -5.60%이다. 도서ㆍ벽지에서 학교 통폐합은 일상적인 현상이 된 지 오래다.

지역별 학생 수 편차를 고려하지 않고 전체 평균으로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 교원 1인당 학생 수 감소 등에 의한 교육 규모 축소를 주장하는 것은 ‘평균의 덫’에 빠진 형식 논리다. 인구 절벽 상황은 국가적으로 재앙이자, 교육 문제인 동시에 사회ㆍ국가적인 문제다. 인구절벽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10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저출산 해결에 투입했지만 ‘백약이 무효’라고 할 정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젊은 층에서는 결혼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결혼 연령은 높아지면서, 가능하면 아이를 적게 낳으려 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결혼 절벽 등 신조어가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이유다. 이러한 우려스러운 상황에 대해 사회적인 관심과 국가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결혼 기피 현상이 초혼 연령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을 가진 적령기에 있는 이들이 결혼을 기꺼이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머뭇거리지 않고 결혼할 여건을 조성하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육아, 보육, 사교육비 등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는 교육적, 사회적 대책도 요구된다. 국가는 물론이고 사회단체나 지방자치단체, 종교기관 등이 역량을 결집하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인구절벽 상태가 계속될 경우 대한민국이 소멸하지는 않겠지만, 약소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 같다. 대안이 없는 문제는 없다. 인구 문제, 결혼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적, 사회적, 국가적 차원의 단계적이며,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 현상에 대해 교육 규모 축소와 교육투자 감축이라는 형식 논리에 기반한 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구구조 변화를 한국 교육의 질적 향상을 계기로 삼아 국가적으로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현재 교육체제나 재정구조는 이런 인재 양성에 적합한지 등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다. 향후 운영될 ‘인구구조 변화대응 교육협의체’는 인구절벽과 초연결 시대에 적합한 학교교육의 새로운 성장 잠재력을 구축하고, 교육을 통한 노동생산력의 질적 개선을 위한 방안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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