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좇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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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신남 시인 양산문인협회 회원 | ||
ⓒ 양산시민신문 |
누구나 푸른 봄으로부터 앵두가 익을 무렵의 여름까지 감정으로 오는 변화를 가지며 꿈꿔 왔던 시간이 있다. 그 흔적들이 책 꽃이 한쪽 옛 노트에서 또는 보물처럼 귀하게 모셔둔 상자에서 그 빛이 드러나는 순간 물 위에 뜬 현재는 이상을 꿈꾸게 하는 시간의 연속이다. 뒤돌아보는 그리움으로 그때의 기억을, 그때의 추억들을 나이만큼이나 오래 간직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삶의 일부분인 그 감정 또한 정리해야 할 시간이다.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