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둥치는
하늘 높이에서 흔들리는 우듬지
고운 이파리를 못 보아도
먼 바다 지나는 태풍의 눈을 듣는다
달구벌 금호강변에서
칠 남매 기르신 내 어머니
둘째 동생 출산 삼일 만에
그 시린 물가에서
똥기저귀 무겁게 흔들며
허리 통증 물 위에
가볍게 담아 보냈고
아홉 식구 옷가지 들고
그 넘실대는 물가에 가신 날은
어둠을
대야 가득 담아 오셨다
강 건너편 국민학교에
칠 남매를 보내면서
어머니의 강기에는
먼 바다에서 깊게 뿌리 내릴
나무들 자라고 있었다
그 강은
이미 물이 말라
하중도(河中島) 크게 생겼으나
어머니의 강은
지금도 넘실거리며
먼 바다 흔드는 태풍의 소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