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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열린 칼럼] 4~5만년 전 구석기시대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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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칼럼] 4~5만년 전 구석기시대 유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9/11/19 08:59 수정 2019.11.19 08:59

 
↑↑ 전대식
양산시 문화관광해설사
ⓒ 양산시민신문  
지난주 신문 1면 머리기사로 매우 반가운, 그리고 약간 흥분되는 기사가 올라왔다. ‘동면 사송신도시에서 양산 최초 구석기 유물 발굴’이라고 제목을 뽑은 이 기사는 부제와 게재된 사진만으로도 그 전모를 파악할 수 있었다. 부제는 ‘구석기ㆍ청동기 유물 1천211점 발견’, ‘4~5만년 전 유물, 역사적 가치 인정’, ‘양산시립박물관 수장시설 부족으로 출토 유물 관리ㆍ보전 방안 시급’, ‘사송신도시전시관 건립 의견도’ 등이다.

사실 시립박물관에서 해설을 할 때 매번 멈춰서 길게 해설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되도록 간단히 넘어가거니 그냥 지나치는 부분도 있다. 고분실 부부총과 금조총 등이 전자라면 역사실 선사시대, 특히 구석기 부분은 후자의 경우다. 양산에서는 지금까지 구석기 유물이 발굴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발굴이 아닌 채집품인 파손된 뗀석기는 한 점 있다.)

현재 박물관 전시품 중에서 가장 시대가 올라가는 것은 신석기시대 전기 것으로 보이는 덧무늬토기편 몇 점이다. 신석기시대의 대표적인 토기로 흔히 잘 알고 있는 빗살무늬토기보다 앞선 시기의 것인 이 토기편은 우리 지역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에서 출토된 것이다. 패널에는 인근의 이 신암리 유적을 통해서 양산의 선사시대를 추측할 수 있다는 약간 궁색한 설명이 붙어있다. 우리나라 신석기시대는 연구자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지만, 대략 기원전 8천년~기원전 1천500년을 말한다.

정리하면 우리 양산에서는 구석기는 물론 신석기시대 유물도 한 점 출토된 것이 없다는 말이 된다. 양산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ㆍ유적은 청동기시대 전기의 것으로 보이는 신평 유적으로서 대략 기원전 1천500년 정도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무려 4~5만년 전 구석기시대 유물이 발굴됐다니, 반갑고 흥분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양산도 이제 한반도 구석기 유적지에 이름을 올리고 역사 교재에도 실리게 되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하며 검색해봤더니 웬걸, 현재 한반도에서 발견된 구석기 유적지는 100여곳에 시기도 70만년 전부터라고 나온다. 인골이나 완형 주먹도끼, 또는 뭔가 특별한 것이 나오지 않으면 역사책에 양산의 구석기가 데뷔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사진만 봐서는 비전문가인 나의 눈으로는 ‘뭔가 특별한’ 것은 찾아낼 수가 없다.

이번에 발굴된 50여점의 뗀석기(타제석기)는 몸돌과 돌날, 긁개, 복합 석기 등 구석기인들이 특정한 용도에 맞춰 사용한 돌들이며, 일부는 교란되지 않은 실제 구석기 층에서 발굴돼 고고ㆍ역사학적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한다. 현재 이들 유물 대부분은 양산시립박물관에 수장돼 있다.

시의적절하게 지역사회 문화적 수요를 선도하면서 충족시켜온 양산시립박물관에서는 이번에도 유물 발굴 발표에 따라 일반 시민에게 공개하기 위해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 글에서는 뗀석기 이야기만 했지만, 이번에 발굴된 것에는 구석기부터 조선시대까지를 아우르는 석기류, 집터, 각종 형식의 분묘, 토기와 가마터 등 다종다양한 유물ㆍ유적이 있다. 우리 시민을 비롯한 관람객에게 해설하게 될 할 날이 매우 기다려진다.

지난해 통도사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이어 4~5만년 전 구석기시대 유물 발굴로 우리 양산시는 글자 그대로 빛나는 ‘역사와 문화’를 자랑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4천년이 채 안 되던 우리 시의 나이가 하루아침에 5만년으로 훌쩍 뛰어오른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 출토된 5만년 묵은 진품 뗀석기가 박물관에 전시되면 관람하는 시민들과 해설하는 우리 문화관광해설사들의 자긍심도 5만년만큼 훌쩍 뛰어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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