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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송신도시 부지에서 발견한 유물. |
ⓒ 양산시민신문 |
양산 최초 구석기 유물이 발굴된 동면 사송신도시에 유물전시관 건립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국민신문고를 통한 시민 제안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전시관 건립 필요성이 대두했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뒷북 요청보다 국비 확보 등을 통한 자체 건립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송신도시 공동주택지구 사업부지에서 유물 1천211점이 발굴됐다. 특히, 출토 유물 가운데 뗀석기 128점은 4~5만년 전 후기 구석기 유물로 밝혀졌다. 양산지역 최초 구석기 유물인 데다가, 일부는 파헤쳐지지 않은 표층에서 발견돼 고고ㆍ역사학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본지 797호, 2019년 11월 12일자>
문제는 국가귀속 절차를 마친 출토 유물은 전량 양산시립박물관에 이관ㆍ보관해야 하는데, 수장시설 부족으로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양산시립박물관은 “국가귀속 문화재 보관ㆍ관리기관인 양산시립박물관에 보관 중인 유물은 현재 7천여점에 이른다”며 “여기에 최근 1천여점의 사송신도시 출토 유물에, 지난주 웅상에서 출토된 200여점의 유물 등 이관ㆍ보관해야 하는 유물이 급증해 수장고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구석기 유물은 양산의 큰 줄기이자 상한을 보여준 큰 발굴 성과인 데다가, 지역 문화유적 보전 가치가 있어 별도 전시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때문에 유적이 발굴된 사송신도시에 유물전시관을 건립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13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사송유물전시관 건립을 요구하는 민원이 양산시에 접수됐다. 본지를 통해 구석기 유물 발굴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이 제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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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송신도시 부지에서 발견한 유물. |
ⓒ 양산시민신문 |
정치권에서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열린 지역 국회ㆍ도ㆍ시의원 초청 간담회에서 임정섭 양산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민주, 물금ㆍ원동)은 “택지개발지역이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집단인 구석기부터 청동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수만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은 양산 역사상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발굴 당시와 문화재청 연구ㆍ심의 결과가 보고된 시점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지 않아 유물전시관 건립 등 논의가 늦어진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양산시는 LH와 연면적 2천500㎡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 유물전시관 건립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유물 발굴 당시 문화재청이 심의를 거쳐 ‘기록ㆍ보존 조치’만 통보했을 뿐 ‘현지 보존’이나 ‘전시관 건립’ 등은 지시하지 않았다. LH가 받아들여야 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기에, 뒤늦은 건립 요구는 말 그대로 뒷북인 셈이다. 때문에 지역 문화유적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 전시관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양산시는 “LH로부터 자족시설 용지나 주택지 일부를 전시관 건립 용지로 제공받거나, 자체적으로 공원ㆍ녹지에 건립하는 방안 등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밝혔다. 또한 “양산시는 시립박물관 건립 당시 문화재청 국비를 지원받았을 뿐, 현재까지 문화관광부 지원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최근 문화관광부 ‘박물관 등 진흥 중장기 계획’에 따라 전국 박물관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부지 확보 후 국비를 요청하면 우선순위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