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詩 한 줄의 노트] 겨울산..
오피니언

[詩 한 줄의 노트] 겨울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9/12/24 09:08 수정 2019.12.24 09:08

겨울산


                                                  황지우


너도 견디고 있구나
어차피 우리도 이 세상에 세 들어 살고 있으므로
고통은 말하자면 월세 같은 것인데
사실은 이 세상에 기회주의자들이 더 많이 괴로워하지
사색이 많으니까

빨리 집으로 가야겠다.


l 시 감상

 
↑↑ 이신남
시인
양산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살 빠지고 윤기 잃은 피부색을 가진 인간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며 겨울산을 바라본다. 감동을 주고 감탄을 주던 모습들은 다 어디로 가고 황량함만 남았는지 보는 마음 또한 쓸쓸하다. 견디고 있다는 것에 찬사를 보내며 지금의 모습이 비록 안타깝지만 자연이나 인간에게 생명이 있는 것은 다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을 알기에 받아들이려 애쓴다. 이 세상을 우리가 세 들어 살고 있다는 표현에 공감하면서 이로움이 따르는 것이라면 기회를 노려서라도 편안하게 삶을 영위하고 싶기에 충분한 값을 치르더라도 꿋꿋하게 서 있는 초록의 겨울나무들처럼 그런 삶이고 싶은 욕심이다. 

언젠가 다시 잎이 나고 꽃이 필 거라고 꿈꾸는 겨울산을 바라보며 앙상한 가지로 남은 지금이 고통으로 지불해야 할 월세라면 겨울산에 월세보다 더 후하게 지불해서라도 빨리 봄산이 오길 바란다.

인간의 삶과 다를 것 없는 나무 또한 나이 들어 고통 속에 있다고 겨울산이 말하는 것 같아 겨울이 가고 다시 봄이 와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으며 산을 찾아 나서는 그들에게 잎으로 꽃으로 단풍으로 화려함을 과시해 볼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