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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곳 ‘동양산홈스쿨지역아동센터’..
행정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곳 ‘동양산홈스쿨지역아동센터’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9/12/31 10:26 수정 2019.12.31 10:26
아이들 스스로 ‘홈스쿨’로 이름 변경
초ㆍ중ㆍ고교생 35명 편안한 안식처
교육ㆍ돌봄ㆍ문화 등 다양한 사업

‘화요멘터링’ 우수 프로그램 선정
1:1 맞춤 상담으로 아이에게 집중
가족봉사단, 후원품 재나눔 등 통해
나눌 줄 아는 아이로 자라도록 지도

↑↑ 두드림 난타교실
ⓒ 양산시민신문

‘홈스쿨(home school)’, 말 그대로 집에서 공부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름이 ‘홈스쿨’인 이상한 지역아동센터가 있다. 편안한 내 집처럼 마음 놓고 공부하고 쉴 수 있다는 의미로 아이들이 직접 지은 이름이다.

“4년 전 아이들이 모여 어린이자치회의를 열더니 이름을 동양산홈스쿨로 변경했다고 통보하더군요.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또래 친구들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아이들 판단을 존중해 그때부터 홈스쿨이 됐죠. 덕분에 간판, 홍보책자 등에 이름을 바꾼다고 애 좀 먹었죠. 하하”

이처럼 귀여운 발칙함을 가진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곳은 동양산홈스쿨지역아동센터(센터장 권미진)다. 2010년 평산동에 문을 연 센터는 내년이면 10년 차에 접어든다. 35인 규모로 현재 초등학생 25명, 중학생 8명, 고등학생 2명이 이곳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평산동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ㆍ다문화가정 등을 포함하면 220명 이상의 아동이 보호가 필요하다는 통계가 나와요. 이 아이들이 소외당하지 않고 건강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 그것이 저희 동양산홈스쿨의 존재 이유죠”

동양산홈스쿨은 교육ㆍ보호ㆍ문화ㆍ정서 지원ㆍ지역사회 연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동양산홈스쿨만의 특화 프로그램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돌봄과 학습지도를 넘어 아이들 꿈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 농촌체험
ⓒ 양산시민신문

난타, 다도, 합창, 탁구, 바둑, 볼링, 배드민턴, 요리 등 매주 토요일 다양한 예ㆍ체능 프로그램 운영으로 아이들의 재능과 끼를 발산하고 있다. 에너지를 제대로 충전하는 ‘금요 나들이’ 시간에는 야구ㆍ영화 관람, 스포츠ㆍ농촌체험, 소풍ㆍ여행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웃음을 찾아주고 있다.

또한 정서 지원 프로그램인 ‘화요멘토링’은 동양산홈스쿨만의 특화 프로그램으로, 2015년 경남지역아동센터 우수 프로그램으로 뽑히기도 했다. 상담사 자격을 가진 전문가가 1:1 맞춤 상담을 한다. 단순 상담이 아닌 공원, 도서관 등 야외로 나가 산책하며, 오로지 한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무엇보다 가족봉사단 활동이 눈에 띈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역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가족 모두가 한마음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돌봄과 보호를 통해 받는 것에만 익숙해지는 아이가 돼서는 안 돼요. 나누는 마음, 나누는 습관을 가진 아이로 자라도록 지도하고 있죠. 토요일 넷째 주 가족봉사단이 모여 회야천 정비, 거리ㆍ공원 청소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나눔은 봉사활동뿐 아니다. 빵, 어묵, 김치 등 센터 후원품 일부를 아이들이 직접 이웃 경로당에 가져다주며, 진정한 나눔이 무엇인지 배워가고 있다. 또 연말에는 인근 어르신들을 초청해 다양한 공연이 함께하는 송년회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동양산홈스쿨은 내년부터 중ㆍ고교생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한다. 오후 7시까지 돌봄이 이뤄지는 체계에서는 이들을 위한 진짜 돌봄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청소년 야간보호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 요리교실
ⓒ 양산시민신문

“특히, 고등학생은 수업을 마치고 센터에 오면 1시간도 채 안 돼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죠. 그래서 센터 자체로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도 해봤지만, 역부족이었죠. 그래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하는 청소년 야간보호사업을 신청해 내년부터 운영하게 됐어요. 이제 밤 10시까지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도 깊다. 단순히 야간학습, 돌봄뿐 아니라 진로ㆍ진학을 위해 꿈을 찾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 탓이다.

“헤어디자이너의 꿈을 가진 아이를 위해 메이크업과 헤어 등 스타일링 전문가를 모셔 직업 강연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진지하게 강연을 참여한 아이들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다양한 직업군의 전문가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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