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 날리는 새해 첫날 새벽녘 문재인 대통령은 아차산에 올랐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 의인 7명이 동행했고, 이 가운데 자랑스러운 양산사람 이단비 소방사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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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단비 소방사가 산행 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셀카 |
ⓒ 양산시민신문 |
이단비 소방사는 지난해 9월 7일 오전 10시께 결혼식에 가던 중 태풍 ‘링링’으로 전복된 차량을 목격하고, 같이 동승했던 2명의 소방관과 함께 시민을 구조했다.
전복된 차량에는 A(32) 씨와 아들 B(6) 군 등 엄마와 아들이 함께 타고 있었다. 소방관들은 우선 119에 신고한 후 A 씨와 B 군을 차량 외부로 구출했고, 2차 사고를 우려해 자신들이 타고 온 차량으로 A 씨와 B 군을 옮겼다. 교통정리에도 나선 이들은 A 씨와 B 군을 구급차에 태워 보낸 뒤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민을 구조한 소방관은 양산소방서 이 소방사와 부산 북부소방서 김용 소방사, 그리고 서울 노원소방서 조현민 소방교 등 3명이다. 특히 이 소방사와 김용 소방사는 부부 소방공무원으로 쉬는 날 지인 결혼식 참석을 위해 차를 함께 타고 가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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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단비 소방사는 지난해 9월 결혼식에 가던 중 태풍으로 전복된 차량을 목격하고 시민을 구조했다. |
ⓒ 양산시민신문 |
이 같은 공로로 이 소방사는 지난해 소방청장 표창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우리 사회에 모범을 보인 의인으로 손꼽히는 영예도 차지했다. 또 산행 후 청와대 관저 연회장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이 소방사는 “처음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을 때 보이스 피싱이라고 의심하고 신원을 수차례 물어봤다”며 “긴급 상황에서 소방관으로서 일하듯이 몸이 움직인 것뿐인데, 다른 6명의 의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리에 초대돼서 너무 감개무량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소방사는 식사 자리에서 최근 문 대통령이 ‘독도 헬기 사고 영결식’에 참석한 것을 얘기하며, 동료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것에 감사함을 표했다고 전했다. 또 소방관 국가직 전환, 소방관 법정인원 증원 등 소방관 처우 개선에 노력해 주는 것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이 소방사는 “이날 문 대통령이 2016년 태풍 ‘차바’때 구조활동 중 순직한 울산 고 강기봉 소방사의 빈소를 찾았던 일도 언급하며, ‘소방관의 희생정신을 높이 사지만 소방관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해 줘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특히 문 대통령이 사저가 있는 양산지역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김정숙 여사도 직접 배웅하며 ‘양산까지 잘 내려가라’는 인사도 받았다”며 “대통령 내외가 양산을 특별히 생각하는 것 같아 양산사람으로서 너무 뿌듯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단비 소방사 외 이주영ㆍ신중상ㆍ임지현ㆍ박기천ㆍ최세환ㆍ윤형찬 씨 등이 의인으로 동참했다. 이주영 안동강남초등학교 교사는 학교 화재 때 교실 창에 매달린 학생 2명을 구조했다. 신중상 서해5도 특별경비단 경사는 휴가 중 계곡에 빠진 초등학생을 구조하고도 신분을 밝히지 않았고, 시민 제보로 선행이 알려졌다.
가수 임지현 씨는 서울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외국인 남성을 쫓아가 제압했고, 자영업자 박기천 씨는 인천에서 물에 빠져 자살하려는 사람을 구조했다. 대학생 최세환 씨는 경기 화성에서 경찰차를 들이받고 질주하는 차량을 추격ㆍ도주를 차단했고, 윤영찬 씨는 응급외상치료에 헌신했던 고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아들로 참석 자격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