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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장애인 배움에 차별도 장벽도 없는 사회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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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배움에 차별도 장벽도 없는 사회 꿈꿔요”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20/01/07 09:45 수정 2020.01.07 09:45
■ 양산푸른장애인평생학교
배움 기회 놓친 성인 장애인들에게
교과 수업과 다양한 교육 기회 제공
바리스타 교육 등 직업능력 교육도
“올해부터 양질의 평생학습에 주력”

장애가 있는, 특히 발달장애가 있는 성인은 갈 곳이 없다. 성인이 되기 전에는 학교에서 교육과 보호, 돌봄을 동시에 받을 수 있지만, 졸업 후에는 집 안에 갇혀 지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렇게 갈 곳 없는 성인 발달장애인이 양산지역에만 1천명에 이른다. 이들에게 평생 배움의 문턱을 낮춘 든든한 배움터가 돼 주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양산푸른장애인평생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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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푸른장애인평생학교는 2011년 7월 개교했다. 장애인도 교육만 받으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철학에서 출발했다. 

나승기 교장은 “장애인도 배우기만 한다면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교육으로 자신의 적성을 찾고 계발한다면 비장애인처럼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일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생학교가 있는 것이고 더 많은 장애인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평생학교에서 공부하는 이들은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중도에 배움의 기회를 잃은 성인 장애인들이다. 현재 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인은 모두 15명. 이제 막 성인이 된 18세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배움의 기회를 다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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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국어, 수학, 음악, 체육 등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교과 수업을 진행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 직업능력 교육, 안전인식 교육, 지역사회 연계 교육, 체험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한다.

평생학교는 이 같은 학력보완을 위한 교과 수업뿐 아니라 장애인이 사회에서 자립하는 역량을 키우는 교육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리스타 양성 교육과 만화대여점이다.

나 교장은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취업 자리가 제한적인 게 사실이다. 커피 로스팅 기술을 익히고, 서비스 직종을 경험하면서 직장생활을 위한 기초 기술과 기본자세를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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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지역사회와 ‘소통’도 강조한다. 성인 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상미 팀장은 “지역 자원봉사단체와 연계해 다양한 문화ㆍ예술ㆍ역사 현장을 둘러보면서 사회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지역사회 시설을 이용하며 사회인으로서 역할을 체험하고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9년 차에 접어든 평생학교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있지만, 장애인에 맞춘 특화 프로그램은 많지 않기 때문. 그래서 직접 장애인 평생학습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이 팀장은 “경남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주관하고 양산시가 시행한 평생학습 특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양산형크리에이터 양성과정’에 참여했다. 학습자인 장애인 특성과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ㆍ실습ㆍ진행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앞으로 평생학교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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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교는 내년부터 교육 기회를 좀 더 확대할 예정이다. 그동안 관련 특수교육법을 근거로 한 지원 탓에 학력보완 교육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지만, 내년부터는 양질의 평생교육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 팀장은 “장애인 평생교육은 크게 6개 영역으로 나뉘고, 이 가운데 학력보완 교육을 중점으로 운영해 왔다. 내년부터는 교육청 외에도 시ㆍ도청 지원사업으로 문화예술ㆍ직업탐색ㆍ인문교양 등 다양한 평생교육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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