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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법기리 자연 속 아름다운 어울림 속으로 떠나는 여행..
기획/특집

법기리 자연 속 아름다운 어울림 속으로 떠나는 여행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0/01/14 09:31 수정 2020.01.14 09:31
양산, 어디까지 가봤니?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품

최근 관광의 흐름은 미식여행과 감성카페, 골목여행, 뉴트로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양산시도 이에 발맞춰 새로운 지역 관광자원을 발굴하기 위해 ‘양산! 어디까지 가봤니?’ 공모전을 진행했으며, 심시위원 평가와 온라인 투표를 거쳐 접수한 27개 작품 가운데 5개 작품을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본지는 5개 수상작품을 차례로 소개한다.

↑↑ 천성산
ⓒ 양산시민신문

사람마다 개성의 차이가 있듯 마을마다 품은 감동의 사연이 있다. 이야기만 들으면 알 수 없어 직접 마을과 만나야 한다. 마을의 본성을 생각하며 편안하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즐기려면 ‘에디 캔터’의 말처럼 마을을 천천히 즐겨야 제맛이 난다. 양산시 자랑거리인 법기리는 넉넉한 마음씨를 가진 아주머니 같아 어느 곳이나 힐링세상이다. 소확행, 워라밸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관광객 여러분들 법기리로 안 오신 듯 다녀가십시오.

옛적 본의곡으로 불린 법기는 1897년(고종 34년)에 본법과 창기마을이 합쳐졌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본법과 창기로 분리됐다. ‘예의가 바르다’에서 유래한 본법마을은 임진왜란 때 단양우씨, 김해김씨, 밀양박씨, 동래정씨가 난을 피해 오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활과 창을 보관하던 마을에서 유래한 창기마을은 백자를 빚던 곳으로 법기리 요지 사적 제100호로 지정돼 있다.

↑↑ 법기팜스테이
ⓒ 양산시민신문

법기마을 입구에는 차량과 관광객들이 뒤섞여 북적인다.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가 반기며 미나리와 텃밭 작물들이 손짓한다. 경상남도 양산시 동면 법기리에 있는 법기수원지는 일제강점기 때 부산의 일본인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1927년 착공, 1932년 준공했다. 그때 강제 동원된 법기마을 주민의 피와 땀이 남아 있는 곳이다. 상수원 보호를 위해 일반인 접근을 막았다가 79년 만인 2011년 7월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양산시에 있는 부산시 소유 재산으로 부산시 명장정수사업소에서 관리하고 있다.

소확행을 즐기러 친구들과 설렘을 안고 찾아가니 흥이 절로 난다. 수령 100년 된 벚나무, 히말라야시다와 편백이 자라 울창한 숲을 이뤄 경관이 수려하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이 열병 지어 서 있어 인사를 받는 느낌이다. 생활에 바쁜 사람들에게 “삶은 이런 것이야!” 가르침을 준다. 평소에도 나무의 푸른빛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데 봄이면 꽃들의 잔치, 여름에는 짙푸른 그늘, 가을에는 고운 단풍, 겨울에는 푸르름의 어울림을 준다. 벼락을 맞고도 37년을 버틴 소나무, 관광객들 사이로 돌아다니는 다람쥐, 가래나무, 곳곳의 다리쉼 등은 덤이다.

↑↑ 성지체험농원
ⓒ 양산시민신문

휴식을 취한 후 나무계단을 오르면 법기수원지의 반송과 수원지가 반긴다. 수원지로 올라가는 길은 양쪽으로 있어 어느 쪽으로 가도 괜찮다. 제방 아래에는 법기리 마을과 히말라야시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20명의 인부가 옮겨 심었다는 칠형제 반송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130년 된 소나무다. 땅에서부터 줄기가 부채처럼 펼쳐져 누구라도 고개를 숙여야만 지나갈 수 있다. 댐 마루에서 바라본 저수지는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수면 위로는 천성산, 취수탑이 담백한 산수화 한 폭을 선사한다. 여기저기서 약속이라도 한 듯 인증샷 남기기에 바쁘다.

수원지와 연결된 둘레길은 험하지 않아 가족이 함께 걷기에 좋다. 중간중간 쉴 수 있는 계곡도 있어 좋다. 나무들도 계절 옷을 갈아입어 어느 계절이든 상관없이 즐거움을 받을 수 있다.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듯 한 곳도 군데군데 있어 원시림의 신비함을 느낄 수도 있다. 수원지 입구에서 왼쪽 마을 쪽으로 들어서면‘법기 치유의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볼 수 있다. 법기 치유의 길은 법기수원지에서 수원지 전망대 간 A코스(0.5㎞, 40분 소요)와 법기 편백 숲길 B코스(1.3㎞, 1시간 30분 소요), 법기 둘레길 C코스(6.5㎞, 4~5시간 소요) 등 3곳으로 구성돼 있다. 걷는 내내 자연과 마을, 역사를 만나 그 아름다운 어울림 속에 자신을 성찰할 수 있게 만들며, 천성산과 연계하면 더욱 좋다.

↑↑ 칠형제 반송
ⓒ 양산시민신문

법기수원지를 즐긴 후 마을에 내려오면 늦은 오후 모든 시간이 멈춰버리는 착각 세상이 펼쳐진다. 불어오는 바람에, 내려오는 어둠에, 풀벌레 노랫소리에 그 전부가 변해가고, 그렇게 변해가는 시간 속에 멈춰서 버린 듯 마을의 소리를 품어버려 고요함을 느끼게 해준다. 본법마을에는 오감체험과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대표적으로 성지체험농원과 법기팜스테이 마을을 들 수 있다. 성지체험농원(대표 우미경)은 자연 속에서 놀이와 학습을 운영하고 있다.

사계절 50여가지 공기정화 식물과 허브 등으로 식물 기능과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화분에 식물 심기와 허브 향초 만들기, 천연 허브 비누 만들기, 허브 향 주머니 만들기, 압화 액자 만들기, DIY 나무공예와 토피어리 만들기 프로그램이다. 또한 법기팜스테이 마을(대표 김영도)은 목가적인 풍경 속에서 법기 주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 또 다른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자연생태체험, 농사ㆍ만들기ㆍ전통음식 체험을 즐기는 생태교육이다. 귀농ㆍ귀촌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요즈음 법기마을에 텃밭 친구가 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바꾸면 삶이 달리 보인다”라는 말처럼 큰 욕심 버리고 텃밭과 친구가 되는 얼마나 좋을까?

하루를 지낸 후 이제 법기마을에서 아래로 쭉 내려오면 창기마을에 다다른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하천 변 창기2길 17-6 집을 따라 야산을 오르면 법기리 요지가 나온다. 경작지와 봉분이 뒤섞여 있는 곳에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푸른 하늘을 이고 서 있다. 소나무는 하늘과 땅 사이 기맥의 통로인 듯하다. 여기서는 흙 속에 파묻힌 진주처럼 잠들어 있는 사적 100호인 법기리 요지를 만날 수 있다. 2013년 우리문화재연구소에서 지표조사를 한 바 있는 요지는 발굴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현재 사적지 일대에 팻말을 세워 놓았지만 봉분과 경작지로 훼손된 상태다. 최근 ‘NPO법기도자’ 단체가 한국 최초로 도자기를 수출했던 법기마을 이야기를 전국에 널리 알리고 있다. 일본 국보급 찻잔으로 알려진 ‘오기다완’의 한일합작 주문생산처로 추정돼 사적지로 지정돼 있다. 한때 일본 노무라 재단에서 발굴에 관심을 보였으나, 한일 간 감정 문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전국에 산발적으로 분포한 요지 중에서 사적으로 지정된 요지로는 최고로 손꼽힌다니 자랑스럽다. 찻잔의 질감을 잘 살린 것, 입이 닿는 부분의 자연미, 찻물이 베어 옅게 번지는 모습이 조상들 마음을 그대로 담았단다.

↑↑ 천성산 누리길 안내도
ⓒ 양산시민신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김춘수의 ‘꽃’이다. 전국 관광객 여러분! 양산시 법기리를 많이 찾아주세요. 법기리를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그 이전에 보이지 않던 법기리의 진면목을 다시 보게 될 것입니다. 

☞ 법기마을 안내 꿀팁

법기수원지 안내
시간: (4~10월) 08:00-18:00, (11~3월) 08:00-17:00
위치: 경남 양산시 동면 법기리 34-5
문의: 055-383-6379
주의 사항: 음식물, 애완동물, 자전거, 돗자리, 흡연 금지

법기마을 주변 맛집
둥구리: 돼지갈비, 오리, 미나리, 식사류(문의 010-8684-1864)
고향집: 닭, 오리, 삼겹살, 미나리, 식사류(문의 010-2062-4789)

교통편
노포동 전철역: 동면1, 1-1 마을버스(가장 쉬운 법)
부산: 50, 58, 1002, 61번 탑승→창기마을 하차→30분 도보→법기수원지 도착
양산: 56번 버스 탑승→창기마을 하차→30분 도보, 57번 버스 탑승→법기마을 하차

숙박지
법기농원가든(055-383-5904), 법기 팜스테이, 맛집에서 숙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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