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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뉴트로(Newtro)’와 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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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Newtro)’와 도시재생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0/02/04 08:57 수정 2020.02.04 08:57

 
↑↑ 조수현
(재)한반도문화재연구원장
문학박사(고고학)
ⓒ 양산시민신문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뉴트로(Ne wtro)’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를 말한다. 즉,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문화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 

뉴트로가 유행하게 된 원인에는 40대 이상이 느낄 수 있는 레트로와 30대 이하가 전혀 접하지 못한 새로움이 어울렸기 때문이다. 뉴트로는 크게 보면 근대문화 전반이지만, 주로 일제강점기 이후부터 2000년대 이전의 대중문화가 그 중심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대중음악 중 40대 이상만 접했던 ‘LP ’음반을 들 수 있다. 2000년대 초에 CD 음반이 크게 유행하면서 LP 음반 생산이 급격히 감소하게 됐다. 이러한 유행으로 LP 음반을 생산하던 서라벌레코드사가 마지막으로 문을 닫으면서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LP 음반은 생산되지 않았다.

이와 연계된 일명 전축(라디오, 카세트테이프, 턴테이블) 생산 역시 크게 감소했다. 그나마 일부 마니아층을 통해 근래까지 그 명맥만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처럼 인간의 청역대(아날로그 소리)를 가장 잘 반영해준 LP 음반에 대한 재평가와 인식이 전환돼 다시 LP 음반을 찾는 기성세대와 이를 새로운 문화로 인식한 30대 이하 젊은 세대에서 크게 유행하게 됐다.

이러한 뉴트로문화의 중심에는 대중음악이 있지만, 이를 확대해보면 우리나라 문화 전반에 걸쳐 접목해도 될 무궁무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아는 지자체에서는 도시재생과 함께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할 새로운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레트로(복고)가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과거에 유행했던 것을 다시 꺼내 그 향수를 느끼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같은 과거의 것인데 이걸 즐기는 계층에겐 신상품과 마찬가지로 새롭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마치 시간을 되돌려 놓은 듯한 물건과 소품으로 인테리어를 한 카페나 음식점들이 최근 들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특히 서울 북촌한옥마을, 남산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 경주 양동마을 등 한국의 전통가옥을 주제로 한 문화마을을 찾는 세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는 도시 홍보뿐만 아니라 도시재생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특성화된 문화거리를 일컫는 서울 경리단길, 망리단길, 대구 김광석거리, 경주 황리단길, 부산 해리단길, 전주 객리단길 울산 공리단길 등을 보면 대부분 젊은 세대가 중심이 돼 새로운 대중음악, 전통음식, 근대문화 등을 즐기는 장소로 알려지면서 지역경제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한편, 양산시의 경우도 두세 곳 정도 시민이 알고 있는 특성화된 거리가 있다. 물금 카페거리와 북정동 가구거리, 서창 가구거리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물금 증산의 카페거리는 근래 신도시 조성으로 생긴 곳으로 지역문화가 거의 결핍된 곳이라 할 수 있으며, 북정동 가구거리는 남부와 북부시장과 가까워 전통은 있지만, 노후화해 인근 부산광역시 등에 비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양산시도 미래 도시발전과 인구증가에 대비해 양산지역만의 특성화된 문화거리 조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시민이 가장 접근하기 쉽고 양산지역 전통이 남아 있는 북정동 일대 고분거리나 북부동 일대 읍성거리 등을 경주 황리단길 또는 부산 해운대 해리단길 같은 문화거리로 조성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남북국시대(통일신라시대) 9주 5소경 가운데 양주(양산)의 치소(지금의 도청)가 있었던 북정동과 북부동 일대는 마지막 양산지역 전통을 그나마 느낄 수 있는 곳이지만, 최근 들어 도시개발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양산을 대표하는 전통문화거리(또는 근대문화거리) 조성이 조속히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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