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남종석 부경대학교 경제학 박사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
ⓒ 양산시민신문 |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부품 공급 중단으로 현대ㆍ기아자동차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게 됐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에 따르면 가동 중단의 직접적인 원인은 와이어링 하네스를 생산하는 중국공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중국 당국이 가동 중단을 명했기 때문이다.-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소식지(2020년 2월 4일)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체 공정이 끝나면 차에 부착하는 전장부품이다. 차체를 조밀하게 전선으로 연결해 자동 제어를 가능하도록 하며 이로 인해 운전자 편의는 커진다. 전장부품 가운데 기술 수준은 낮은 편이지만 제품별, 사양별 다양한 옵션이 가미돼 자동화가 쉽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산업 주요 부품 가운데 가장 노동집약적 생산물이다. (주)유라, (주)경신 등 현대자동차 전장부품 1차 협력기업들이 중국 현지에서 와이어링 하네스를 생산해 국내에 공급한다.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중국공장 의존도는 80%이며, 국내공장은 6%, 그 외 동남아시아는 14%다.-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차지부 대책위(2020년 2월 5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지난 4일 제네시스를 생산하는 제5공장에서 시작해 7일 전주 상용차공장에 이르기까지 가동 중단은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기아자동차 역시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현대ㆍ기아자동차의 경우 잠정적으로 11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는 비단 현대ㆍ기아자동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에서도 와이어링 공급 차질이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춘절 연휴 확대가 계속된다면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 반면, 한국GM은 상대적으로 재고 물량이 남아 있어 춘절 연휴 확대가 곧바로 생산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완성차 업체의 공장 가동 중단은 그렇지 않아도 현금흐름 상태가 좋지 않은 경남도 내 자동차산업 협력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2016년 이후 자동차산업 협력기업들의 경영성과는 매우 좋지 않다.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완성차 업체들의 산출 감소로 협력기업 수익성이 악화하고 적자가 누적됐다. 투자율도 크게 낮아졌다. 설비투자 지체는 산출경쟁력을 낮추며 기업 생산성 성장을 둔화시킨다.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로 대금 지급을 못 해서 부도 위험에 봉착하는 협력업체들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중간재들은 이미 주문을 받은 물량이기 때문에 공장을 가동하기만 하면 곧바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단기적인 현금흐름 악화로 인한 위험에 직면한 기업들에 단기적인 금융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단기적인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금융위원회 보도자료(2020년 2월 7일) 자금 지원, 대출 연장, 이자율 감면, 보증비율 증가와 보증료율 감소 등이다.
자동차산업 글로벌 측면에서 핵심 부품에 대한 공급선 다양화와 국내 공급라인 구축이 필요하다. 와이어링 하네스와 같은 노동집약적인 생산물의 국내 납품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공정에 한해서 자동화 비중을 확대해야 하며, 노동자들 평균임금도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래도 공장이 외국에 있는 것보다 국내에 있는 것이 모두에게 유익하다. 적극적으로 사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