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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 詩] 소를 얹다
생활

[초대 詩] 소를 얹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0/02/11 09:05 수정 2020.02.11 09:05

소를 얹다

                                              정경남

 
↑↑ 정경남
시인
삽량문학회 회원
2006년 ‘열린시학’으로 등단
ⓒ 양산시민신문  
하소, 보소, 묵소, 주소, 부르소
말할 수 없이 아팠소, 고맙소
누구의 아내였던 그 농부의 아내는
말할 때마다 말미에 소를 얹어 받든다
몸통은 건강하고 머리는 낮은
꼬리는 가늘고 길며 끝에는 모총이 있다
눈매는 순하고 융기는 부드러워
꼬이거나 사리를 트는 법이 없다
초승달처럼 생긴 두 뿔 사이에
만월이 뜬다는,
농경의례식을 치르던 성수의 소
억세고 거친 말 위에 소를 얹어 기르니
그 말이 초식동물처럼 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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