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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이목 집중된 경남 첫 도시형 통합학교 ‘기대와 우려’..
교육

이목 집중된 경남 첫 도시형 통합학교 ‘기대와 우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20/02/18 09:53 수정 2020.02.18 09:53
박종훈 교육감, 금오초ㆍ중 공사 점검
“미래형 학교 모델, 안정적 정착해야”

학교 건물, 시설, 행정인력 등 공유
학교공간혁신 디자인 접목해 ‘눈길’

선진 모델 없어 혼란과 갈등 우려
중학교 선배정 안돼 학부모 불만도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지난 12일 동면 금오초ㆍ중 통합학교 공사 현장을 찾아 공사 진행 사항 등을 보고 받고 학교 곳곳을 둘러봤다.
ⓒ 양산시민신문
오는 3월 문을 여는 경남 첫 도시형 통합학교 ‘금오초ㆍ중학교’에 교육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발이 빠른 만큼 효율적인 미래형 학교 모델로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반면, 학제 통합과 시설 공유 등으로 인한 혼란과 갈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금오초ㆍ중 통합학교 공사현장을 찾아 교육청 관계자와 공사업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사 진행 사항과 학교 운영계획을 보고 받고 현장 곳곳을 둘러봤다.

박 교육감은 “앞으로 초ㆍ중ㆍ고 통합학교나 대안학교 등 다양한 형태의 학교를 설립해 운영하는 일이 늘어날 것”이라며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보완해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초ㆍ중 학생이 공간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초ㆍ중 학생별 시설이용 동선 배치, 건물 중앙부 공용 공간 활용 방안, 급식소 맞춤형 식단 등 일반 단설학교와 다르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학부모의 우려와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교직원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달라”는 당부도 함께했다. 

전국 농어촌에는 통합학교가 적지 않다. 초ㆍ중, 중ㆍ고 등 ‘급’이 다른 학교를 합쳐 운영하는 통합학교는 주로 학생 수가 줄어 폐교를 걱정해야 하는 시골에서 지역사회 구심점 역할을 해 온 학교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초ㆍ중 농어촌형 통합학교는 44곳으로 경남에는 지난 2012년 3월 통합한 ‘통영 한산학교’가 있다. 

도시형 통합학교의 탄생 배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저출산 문제로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도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어 학교 신설 요구가 있는 개발지구에 학교를 짓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출발했다.

이런 취지로 전국 첫 도시형 초ㆍ중 통합학교인 해누리초중이음학교가 서울 송파구의 신도시급 재건축 단지인 헬리오시티에 개교했다. 그리고 2017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금오초ㆍ중을 비롯해 서울 가락초ㆍ중, 강원 퇴계초ㆍ중, 인천 경연초ㆍ중, 충북 대소원2초ㆍ중 등 모두 6개 통합학교가 심사를 통과하면서 일제히 오는 3월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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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통합학교 풀어야 할 숙제 ‘산적’

동면 석산리 1448-2번지에 들어선 금오초ㆍ중은 오는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초등학교 24학급(학생 수 764명), 중학교 18학급(631명) 등 모두 42학급 규모다. 통합학교는 5층 건물로 초ㆍ중 9개 학년이 함께 사용한다. 급식실과 운동장, 체육관 등 주요 시설을 공유하는 형태다. 

다만 건물 가운데 도서관을 두고 왼쪽은 중학교, 오른쪽은 초등학교로 공간을 분리했다. 교문도 따로 두 개로 짓는다. 특히, 초등학교 일반교실에 학교 공간혁신 디자인을 접목해 눈길을 끌고 있다. 

두 개 학교를 통합ㆍ운영하면서 비용도 크게 줄였다. 학교 부지 비용과 건축비 등은 두 개를 각각 지을 때보다 수십억원 절감했다. 또 교장을 1명만 두고 조리종사원, 시설관리직 등 행정인력도 공유하면서 연간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농어촌형 통합학교와 달리 도시형 통합학교는 선진 모델이 없어 학교 운영을 위한 준비와 발생 가능한 문제를 대비하기 위한 검토와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

지난해 개교한 서울 해누리초ㆍ중이음학교가 있지만, 체육관과 급식소 등 상당수 시설이 분리돼 있어 금오초ㆍ중과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또 개교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충주 대소원2초중은 초ㆍ중 교육과정을 연계하는 9년제 학교지만, 금오초ㆍ중은 지역 특성상 중학교 우선 배정이 어려워 통합학교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 탓에 인근 초등학교인 석산초등학교가 과밀현상을 빚고 있는 데도, 신설하는 금오초로 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적어 반쪽짜리로 첫 학기를 맞을 가능성도 크다. 

3월 1일자로 금오초ㆍ중 교장으로 부임하는 최진호 교장은 “경남 첫 도시형 통합학교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모든 교직원이 다양한 연수를 바탕으로 교육과정 연구개발에 노력하고 있다”며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 간 교육과정 연계 프로젝트 수업, 창의적 체험활동과 방과후 수업 등의 연계, 생활지도를 위한 의형제 사업 등 통합학교의 이점을 최대한 발휘해 차별화된 선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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