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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법률 주치의] 알쏭달쏭 보험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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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법률 주치의] 알쏭달쏭 보험 용어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0/05/26 10:16 수정 2020.05.26 10:16

 
↑↑ 이상웅
아는사람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양산시민신문  
작은 부품공장을 운영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몇 년 전 공작기계 한 대를 들이느라 은행에 들러 대출을 받으려 했더니, 대출 실행을 위한 조건으로 보험(방카슈랑스) 가입을 권유받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보험료가 싼 상품으로 고르고 골라 그 자리에서 직원 둘의 이름으로 생명보험 청약서를 작성해 당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렇게 보험료를 납입한 지 수년째, 그간 직원 둘은 모두 퇴사했고 남자는 그래도 보험이 유효한지가 궁금합니다. 과연 보험은 어떻게 됐을까요?

보험은 이제 흔한 일상입니다. 보일까 말까 한 글씨의 보험계약청약서를 접하는 게 연중행사가 됐고, 그만큼 보험을 둘러싼 불편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때마다 서랍 한편에 묵혀뒀던 보험증권을 꺼내 애써 읽어보려 하지만, 도무지 모를 말만 가득해 ‘해준다는 거야, 안 해준다는 거야?’라며 짜증만 더하곤 합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얼마간 보험에 관한 사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까 합니다. 우선, 용어를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주는 것이지요?

①피보험자: 보험자는 보험회사를 뜻합니다. 손해보험의 피보험자는 사고로 생긴 재산상 손해를 보험회사로부터 보상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이고, 따라서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받습니다. 생명보험의 피보험자는 자신의 생명이 보험에 붙여진 사람일 뿐, 그 보험금은 수익자로 지정된 사람만 받게 됩니다. 계약자가 아닌 사람이 피보험자인, 즉, 다른 사람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생명보험에서는 피보험자 동의를 서면으로 얻어야만 합니다.(상법 제731조)

②보험수익자: 손해보험에서는 피보험자가 수익자라 따로 ‘보험수익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생명보험에선 일반적으로 계약자가 수익자를 변경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수익자를 지정ㆍ변경할 수 있습니다.

③보험설계사: 보험회사를 위해 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사람입니다. 설계사에게 보험료를 납입해도 유효하지만, 계약에서 중요한 사항을 설계사에게만 알려준 경우 보험회사가 그 내용을 모른다고 발뺌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보험회사는 설계사가 보험 모집 중에 계약자에 손해를 입힌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

④보험금: 보험료는 계약자가 보험회사에 지급하는 돈이고, 보험금은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회사가 피보험자나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돈입니다. 중복해서 보험에 들었다고 하더라도, 손해보험은 실제 손해액까지만 지급되지만, 생명보험의 경우 보험계약마다 정해진 돈(정액)이 지급됩니다.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3년’입니다.(상법 제662조)

⑤보험기간 : 보험회사 책임이 시작된 때로부터 마칠 때까지 기간으로 책임기간 또는 위험기간이라고도 합니다. 이 기간은 다른 약정이 없는 한 최초 보험료를 받은 때부터(상법 제656조) 시작되고, 통상 손해보험은 1년 단위로 갱신됩니다.

⑥고지의무: 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중요한 사실’ 예컨대, 화재보험에서의 목적물 재질ㆍ구조ㆍ주변 환경, 자동차보험에서의 차량 모델ㆍ용도ㆍ주 운전자, 생명보험에서의 피보험자 연령ㆍ성별ㆍ직업ㆍ주요 병력 등을 보험회사에 알려줘야 합니다. 보통 ‘질문표’에 기재된 대로 솔직히 답하면 되지만, 고의(일부러)나 고의나 진배없을 정도의 실수로 고지를 않았다면 보험이 해지돼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651조)

⑦약관의 교부ㆍ설명의무 : 보험회사는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자에게 보험약관을 교부하고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해야 합니다. 보험회사가 이 의무를 위반한 경우 보험회사는 문제 된 약관 내용대로 계약됐다고 주장할 수가 없고, 계약자는 계약일로부터 3개월 안에 계약을 취소할 수가 있습니다.(상법 제638조의3)

사례의 경우, 남자는 직원 둘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생명보험을 들었고, 자기가 보험료를 내는 만큼 그 수익자는 자신으로 정해뒀습니다. 즉, 보험 계약자와 수익자는 남자이며, 피보험자는 직원들인 생명보험이고, 따라서 계약ㆍ수익자와 피보험자가 달라 계약의 체결은 물론, 수익자 지정에 관해서도 직원들 서면 동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남자와 은행은 당장 대출 실행에 급급해 동의도 없이 당일 계약을 체결했던 것이고, 그 결과 사례의 보험계약은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남자는 보험회사에 이제까지 보험료를 환급받고 계약 무효에 따른 손해액을 증명해 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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