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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은 동화작가 “아픔을 가진 아이들, 동화로 치유 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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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은 동화작가 “아픔을 가진 아이들, 동화로 치유 받길”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20/08/18 15:02 수정 2020.08.18 15:02
창작동화 <코를 잃어버린 아이, 또이> 펴내
외모 콤플렉스 가진 가난한 캄보디아 소녀
판타지 모험 통해 희망과 행복 찾는 이야기

'꼬리빵즈', '어름삐리'로 문학상 수상하기도
‘아픔 가진 아이’ 소재로 ‘희망’ 말하는 작가

↑↑ 2004년 등단한 신지은 작가는 ‘아픔을 가진 아이’를 소재로 ‘희망’을 말하는 창작동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 양산시민신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사원 앞에는 물건을 파는 어린아이들이 있어요. 학교도 가지 못한 채 생계를 위해 돈을 벌고 있죠. 환경 탓에 몸도 마음도 아픈 이 아이들에게 ‘희망’을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희망’을 찾은 이 아이들이 활짝 웃기를 바라면서요”

부산ㆍ경남을 대표하는 동화작가로 잘 알려진 신지은 작가가 최근 펴낸 <코를 잃어버린 아이, 또이>는 어린이 동화로는 드물게 ‘아픔을 가진 아이’를 소재로 삼았다. 어릴 적 뱀에게 코를 물려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한 가난한 소녀가 이상하고 아름다운 모험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신 작가는 “마음을 짠하게 하는 친구들이 꿈과 희망을 찾아가는 동화를 보며,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또 다른 아픈 아이도 꿈을 꿨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말했다.

↑↑ 신지은 작가는 ‘꼬리빵즈’, ‘줄타는 아이, 어름삐리’ 등 창작동화를 통해 문학상을 받았다.
ⓒ 양산시민신문

2004년 <춤추는 부처님>으로 등단한 신 작가. 그는 <꼬리빵즈>, <줄타는 아이, 어름삐리> 등 출간한 책마다 상을 받은 양산 출신 동화작가로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제13회 눈높이아동문학상을 받은 ‘꼬리빵즈’는 중국 문화혁명기에 조선족 동포들이 중국인의 핍박 속에서 민족 얼을 잃지 않으려고 고투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제2회 황금펜아동문학상을 받은 ‘줄타는 아이, 어름삐리’는 우리 전통 놀음인 남사당놀이를 소재로 한 창작동화다. 출간과 동시에 그림책으로 각색되고, 어린이 인형극으로도 선보인 인기작품이다.

그의 이야기에는 항상 ‘아픔을 가진 아이’가 등장한다. 꼬리빵즈의 동혁이는 가족이 ‘지식 계층’으로 몰려 핍박 속에서 똥을 푸는 일을 해야 하는 가난한 아이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어른들이 조종하는 대로 줄을 타야 하는 어린아이 어름삐리의 삶도 아픔 그 자체다.

“‘가난’이 아이들에게 주는 가장 큰 상처는 ‘학교에 갈 수 없다’는 것이죠. 지혜와 지식을 배우지 못하면 환경이 허락하는 일만 하며 살아야 하죠. 인생과 운명을 개척할 기회조차 없는 상황이 안타까워요. 제가 어릴 적 가난했기 때문에 이 아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싶었어요”

‘아픔을 가진 아이’가 소재지만, 이야기는 절대 무겁지 않다. 어린이 독자들 눈높이에 맞춰 여행과 모험이 있는 판타지를 충분히 가미했기 때문이다.

<코를 잃어버린 아이, 또이>도 마찬가지다. 앙코르와트 사원으로 들어가 벌이는 모험은 그야말로 환상적으로, 빠른 전개로 몰입감도 최고다.

↑↑ 최근 출간한 ‘코를 잃어버린 아이, 또이’는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가난한 소녀가 판타지 모험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 양산시민신문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 또이는 앙코르와트 앞에서 팔찌를 파는 가난한 소녀다. 지뢰 사고로 아빠를 잃고, 엄마는 한쪽 다리가 없는 불구가 됐다. 더욱이 뱀에게 코를 물려 콧대가 납작해진 후로 아이들에게 놀림의 대상이 된다.

어느 날, 코를 예쁘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한 아이(미미)를 찾아 사원으로 들어간다. 여러 신과 만나며 이상하고 아름다운 모험을 경험한다. 여러 가지 모험 속에서 외모보다는 마음을 용기로 가득 채우는 방법을 알게 된다.

또이가 마음속으로 외쳤다. ‘너희 말대로 지금 마음을 키우는 중이야. 난 코가 납작한 아이가 아니야. 눈이 예쁜 아이야!’ 동화는 ‘나다움’을 사랑하는 ‘당당함’에 대한 메시지를 보낸다.

신 작가는 “최근 이 책을 읽은 한 독자가 ‘코가 못난 또이가 아니라 눈이 예쁜 또이를 기억하겠다’는 리뷰를 보내와 감동했다”며 “이 메시지가 제가 동화를 계속 쓰는 또 하나의 동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작가는 차기작도 구상 중이다. 역시 또 다른 ‘아픔을 가진 아이’가 등장할 예정이다. 여행을 통해 소재를 얻는다는 그는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유독 눈길은 ‘아픔을 가진 아이’들에게 머문다”고 말했다. 또 어떤 아이가 동화 속에서 활짝 웃게 될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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