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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내년 살림, 심사 없는 ‘졸속 의결’ 우려..
정치

양산시 내년 살림, 심사 없는 ‘졸속 의결’ 우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20/11/19 16:44
양산시의회, 여야 간 상임위 입장 차 여전
집행부 “정례회 전 주요 사안 설명에 난감”
여야 협의 불발 땐 상임위 심의 생략 가능성

↑↑ 양산시의회 제176회 임시회에서 국민의힘 이상정 부의장이 민주당 박재우 의원 의사진행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양산시의회(의장 임정섭)가 정례회 전 ‘소통’과 ‘협치’를 기대했던 시민에게 여전히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내년 살림살이를 결정짓는 정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후반기 상임위 구성을 두고 벌인 정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양산시의회는 제177회 임시회를 열어 넉 달 동안 7번이나 의사일정에 올렸던 후반기 상임위 구성안을 또다시 상정했다.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상임위 구성이 법률 위반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소집 요구한 임시회였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이미 구성한 상임위를 다시 구성하는 의사일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본회의장을 떠나면서 결론 없이 산회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의사일정 상정 사실만으로도 앞선 상임위는 무효이고, 전반기 상임위로 회귀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오는 25일 열리는 제178회 정례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사실상 올해 마지막 회기로 1조4천억원에 달하는 내년 예산안과 조례안 등 상임위별로 심의해야 할 중요한 안건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서로 다른 상임위를 고집하면서 정례회 전 주요 예산과 업무를 보고해야 하는 집행부 역시 난감해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솔직히 어느 의원에게 사전 설명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결국, 전반기 상임위와 이번에 구성한 상임위가 겹치는 의원들 위주로 찾아가 설명을 하는 상황”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 양산시의회가 임시회 때마다 파행을 거듭하면서 텅 빈 본회의장 모습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더욱이 국민의힘 의원들은 또다시 ‘의장 직권남용과 독선을 질타’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의 논리와 잣대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돼야 하고, 모두가 인정하는 법률을 적용할 때 양산시의회가 입법기관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임정섭 의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법률을 위반해 회의를 진행하고, 이로 인해 또다시 파행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더) 불신임 제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임시회 전 상임위 전원 사퇴 후 국민의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재구성하고, 위원장 역시 국민의힘 의원들을 추대하는 협상안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며 “그 협상안은 아직도 유효하며, 조속히 정상화할 수 있는 다른 협상안을 역제안한다면 적극 검토해 볼 의지가 있다”고 재차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렇다 할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고 있지 않아, 정례회 전 정상적인 상임위 구성은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만약, 정례회 전까지 끝내 협의가 안 돼, 여야 간 상반된 상임위 출석으로 혼란을 불러온다면 이번 정례회는 상임위 심의를 생략한 ‘졸속 의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산시 한 관계자는 “공유재산과 예산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심의한다고 하더라도, 조례나 민간위탁동의안 등은 상임위 심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며 “만약, 상임위 심의를 거치지 않으면 본회의 표결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데, 결국 ‘심의 없는 의결’이라는 유례없는 의정활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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