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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노동열사 기리는 ‘노동역사관’ 설립, 주민 반대 부딪혀..
사회

노동열사 기리는 ‘노동역사관’ 설립, 주민 반대 부딪혀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20/11/20 11:46
노동운동 성지 솥발산공원묘지 입구
하북면 삼덕마을 일대 설립 계획에
주민 “마을 한가운데 위치는 부적절”

건립위 “끝내 반대하면 재검토할 것”

양산 하북면 삼덕마을에 ‘부울경 노동역사관’을 설립하려는 계획이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설립 취지는 공감하지만, 작은 시골 마을 한가운데 위치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등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노동단체로 구성한 부울경노동역사관건립위원회는 하북면 답곡리 134-2번지 일대에 부울경 노동열사를 기억하고 역사를 재조명하는 ‘노동역사관’ 설립 계획을 밝혔다. 전시실과 교육장, 수련시설, 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내년 12월 준공이 목표다.

이곳은 솥발산공원묘지 입구로, 솥발산은 부울경 노동운동 성지로 잘 알려져 있다. 1991년 전교조 합법화 투쟁을 벌이다 위암으로 숨진 고(故) 신용길 선생이 묻힌 후, 최대림ㆍ박판수ㆍ이경숙ㆍ최복남ㆍ최경철ㆍ이성도 등 54명의 노동열사 묘가 자리했기 때문이다.

↑↑ 하북면 삼덕마을 주민들이 반대 현수막을 마을 곳곳에 내걸었다.
ⓒ 양산시민신문

건립위원회는 이 같은 취지와 설립 계획을 알리기 위해 지난 18일 하북면 삼덕마을 주민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간담회 시작 전부터 주민 반대에 직면했다. 삼덕마을 주민으로 구성한 반대추진위원회는 마을회관 입구에 현수막을 내걸고, 손팻말을 들고 집회를 진행하는 등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솥발산을 기점으로 한 많은 노동행사와 교육을 봐왔던 터라 설립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마을 입구이자 마을 한가운데에 노동역사관을 짓겠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주차장 확보나 소음 방지 대책도 없이 설립한다면 주민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며 “마을 중심이 아닌 외곽에 설립하는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건립위원회는 “솥발산으로 향하는 동선과 기금으로 마련한 예산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위치라고 판단했지만, 주민과 충돌하면서까지 해당 터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삼덕마을이 노동역사관 건립을 계기로 솥발산, 무제치늪, 통도사와 연계해 ‘사람들이 찾아가는 마을’로 탈바꿈할 수 있어 주민들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대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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