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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양산시 소남마을은 (재)지역문화진흥원 2020 생활문화공동체사업에 선정돼 공동밥상, 골목정원학교, 청솔합창단, 나도 사진가 활동 등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한 의미 있는 활동을 진행했다.
그 중 ‘나도 사진가’ 활동은 마을주민이 사진 찍는 법을 익혀 마을을 사진으로 남기거나, 좋은 사진을 골라 마을 축제에서 사진 전시회를 하는 등 각자 재능을 키우며 일상의 활력을 만들어 가는 재능발굴 활동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교육 일정을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주민들에게 사진 교육 대신 마을 어르신들 대상으로 평생 삶의 터전인 마을을 배경으로 인생 최고 장면을 찍어드리기로 했다.
“야야, 내는 사진 안 찍을란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마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드릴 계획을 전하니, 대체로 ‘늙은 모습 사진을 뭐 하려고 찍노’라며 거부하셨다. 오랜 설득 끝에 인생샷 촬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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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샷을 위해 전담인력, 아카이빙 담당자는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 아름다운 마을 정원길을 배경으로 곰솔정 아치에 꽃을 이용한 포토존을 만들기로 했다. 이왕이면 어르신들이 예쁜 드레스를 입고, 곱게 화장한 예쁜 모습들을 사진에 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의상 소품도 준비했다. 모두 지역 단체 협찬이다.
마을 사진가를 중심으로 의상, 메이크업, 안내, 간식 담당 등 역할을 정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안전수칙을 위해 2개팀으로 나눠 촬영이 시작됐다.
어르신들이 포토존에서 자세를 취해가며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웃음꽃이 피어났다. 할머니가 예쁜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이 예쁜지 할아버지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어떤 어르신은 영정사진을 찍는 줄 오해하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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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을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곱게 화장한 할머니 모습이 예뻤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쑥스러워하시는 모습이 귀여웠다. 80 평생 처음 입어보는 드레스라며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 평소 지팡이에 의지하던 굽어진 허리에도 드레스를 입고 그 순간만은 꼿꼿하게 서 계시려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다.
햇살 좋은 마을 정원길이 눈부시게 빛났고, 그 속에 서 있는 어르신들 모습은 아름다운 꽃이었다. 사진을 찍고 마을 카페에 모여 함께 즐거워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 그 행복한 순간들이 어르신들의 일상에 위로가 되고 활기를 더해 건강한 노후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