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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슬기로운 명상생활] 숨 좀 편하게 쉽시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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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숨 좀 편하게 쉽시다①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03/23 13:58 수정 2021.03.23 01:58

↑↑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 양산시민신문

성인 남성의 호흡수는 1분당 평균 적으면 12회에서 많으면 20회 정도라고 한다. 한 호흡을 4초로 정도로 본다면 한 시간의 호흡수는 900회이고, 하루 호흡수는 2만1천600회 정도가 된다. 물이나 음식은 일정 기간 섭취하지 않아도 생존이 가능하지만, 들이마신 숨을 내뱉지 못하는 순간 인간의 생명은 바로 정지하고 만다.

인간의 신체 작용 중에 탄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를 때까지 한시도 멈추지 않고 이뤄지는 것이나 상대적으로 가장 놓치기 쉬운 것이 호흡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챙기지 않으면 바로 흐트러지는 호흡은 명상가들에게 가장 요긴한 화두가 된다.

원불교 명상의 호흡법은 소태산 대종사께서 밝히신 대로 “호흡을 고르게 하되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고 강하게 하며, 내쉬는 숨은 조금 짧고 약하게 하라”라는 말씀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일반적인 명상에서의 호흡법은 내쉬는 숨은 길고 들이쉬는 숨을 상대적으로 짧게-호단흡장(呼短吸長) 또는 출장식(出長息)이라고 한다-해 전신을 이완하는 방식이다. 이와 반대로 들이쉬는 숨은 길고 내쉬는 숨을 상대적으로 짧게-호장흡단(呼長吸短) 또는 입장식(入長息)이라고 한다-하는 호흡은 실제로 기공이나 무술 등 힘을 내야 할 때 쓰는 방식이다.

필자는 학창시절부터 소태산 대종사께서 일반적인 명상의 호흡과는 반대인 입장식 호흡을 채택하신 것인가에 대해 깊은 의문을 품고 이를 풀기 위해 호흡법을 대조 비교하고 관련 문헌 등을 찾게 됐다.

우선, 명상의 호흡법은 기후와 큰 관련이 있다. 고온다습한 남방지역(동남아시아)에서는 전신의 체온을 낮추고 폐의 습기를 몰아내기 위해 내쉬는 숨을 길게 하는 ‘출장식’을 사용한다. 더운 지역이기 때문에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명상에서도 단전과 같은 대상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아랫배나 코끝과 같은 신체 부위에 호흡이 들고 나는 것을 관조하도록 이끄는 수행(위빠사나 등)으로 자리 잡게 됐다.

상대적으로 춥고 건조한 북방지역(한국, 중국, 일본, 티벳, 몽골 등 동북아지역)에서는 열에너지의 포인트가 되는 하단전을 중심으로 기운을 축적하고 체온을 보전하기 위해 길게 들이쉬는 단전호흡 중심으로 형성됐다. 이는 불교뿐만 아니라 도교 명상에서도 공통으로 보이는 특징이다.

이 입장식 호흡은 심장의 활동을 강화해 혈류의 순환을 증가시킨다. 또한, 남방의 대상 관조적 명상이 아닌 추운 지역 특유의 행동 중심 심신 통합적 사상이 자리 잡게 되고, 그에 따라 정적(靜的)인 명상과 함께 기공과 태극권 등 동적(動的)인 명상도 함께 자리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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