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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수승화강(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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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수승화강(上)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06/08 14:28 수정 2021.06.08 14:28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동양의 양생(養生)론에서는 우리 몸을 순환하는 두 가지 중요한 맥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는 임맥(壬脈)으로 회음(생식기와 항문 사이의 지점)에서 시작해 아랫배 단전을 거쳐 가슴과 목으로 올라와 혀뿌리와 아랫입술 안쪽까지 이어진 맥으로, 하강하는 성질을 지녔고 음(陰)을 상징하며 수용적인 특성을 가진다. 또 하나는 독맥(督脈)으로 회음에서 시작해 척추와 목덜미를 타고 정수리에서 윗입술과 입천장까지 연결된 맥으로 위로 솟구치는 성질을 가졌고 양(陽)을 상징하며 독립적인 특성을 지닌다.

호흡 명상을 통해 에너지가 임맥과 독맥이 서로 연결되는 것을 천체(天體)의 운행에 빗대 ‘주천’(周天)이라 부른다. 이것을 하루의 열두 시간(十二時) 우리 몸 주요 혈 자리에 연결해 설명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밤중인 자시(子時: 밤 11~오전 1시)를 만물이 시작되는 것을 성적(性的) 에너지가 시작되는 회음(會陰)혈에, 축시(丑時: 오전 1~3시)를 기감(氣感)의 시작점인 꼬리뼈 부근 미려(尾閭)혈에, 인시(寅時: 오전 3~5시)를 생명의 문이라는 의미가 있는 허리 부분의 명문(命門)혈에, 묘시(卯時: 오전 5~7시)를 정신의 정화작용 및 심장과 연관된 등뼈 부근의 영대(靈臺)혈에, 진시(辰時: 오전 7~9시)를 양기(陽氣)의 집결지인 뒷목의 대추(大椎)혈에, 사시(巳時: 오전 9~11시)를 뇌와 송과선에 직결된 옥침(玉枕)혈에, 한낮인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를 음과 양이 만나고 정신적 에너지의 정점인 백회(百會)혈에 각각 배치해 독맥을 설명한다.

이것을 다시 미시(未時: 오후 1~3시)를 눈썹 사이에 위치해 상단전과 연결된 인당(印堂)혈에, 신시(申時: 오후 3~5시)를 에너지 순환과 호흡을 주관하는 폐와 연결된 천돌(天突)혈에, 유시(酉時: 오후 5~7시)를 감정 및 정서 작용과 연결된 단중(膻中)혈에, 술시(戌時: 저녁 7~9시)를 명치와 배꼽의 가운데 위치해 소화기관과 연결된 중완(中脘)혈에, 하루를 마무리하는 해시(亥時: 밤 9~11시)를 하단전 기해(氣海)혈에 배치해 임맥을 나타낸다.

임ㆍ독맥을 주천하기 위해서는 ‘수승화강’(水升火降)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는 불기운(火氣)이 임맥을 타고 내려와서 아랫배 단전에 모이게 되면 이를 통해 독맥으로 물기운(水氣)을 끌어올려 백회를 거쳐 한 바퀴를 순환하는 원리다. 수승화강을 통해 단전에서 피어난 열기로 전신을 달궈야 기혈이 살아나고 정신이 청명해진다. 비유하면 솥에 물을 끓일 때 밑에서 군불을 지펴야 물이 끓어 수증기가 위로 오르게 되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이때 강한 불의 역할을 ‘화후’(火候)라고 부른다. ‘주천화후’는 수승화강의 원리를 이해해야 진행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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