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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그림으로 만난 사람들, 이제는 사람이 좋아서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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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만난 사람들, 이제는 사람이 좋아서 그립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21/07/05 13:57 수정 2021.07.05 14:16
상북 그림동아리 ‘담다’ 두 번째 회원전
상북문화복합공간 탄생으로 맺어진 인연
그림을 전공하지 않은 평범한 이웃들이
그림ㆍ사람으로 소통하며 조금씩 성장해

상북 그림동아리 ‘담다’가 자활근로사업단이 운영하는 ‘카페 쉼’에서 두 번째 회원전을 진행하고 있다.

각자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이 뒤늦게 그림으로 만났다. 지친 삶을 치유하고 싶어 그림을 시작했지만, 정작 마음을 달래주는 것은 ‘사람’이었다고. 상북 그림동아리 ‘담다’ 회원들은 ‘사람이 좋아서 그림을 그린다’고 입을 모았다.

상북면 ‘카페 쉼’에서 그림동아리 ‘담다’의 두 번째 회원전이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자연의 호흡을 통한 되살림’이라는 주제로 작품 10점을 볼 수 있다. 코로나 시대 마음방역을 위한 꽃, 나무, 풍경 등 자연환경을 담은 작품으로, 8월 27일까지 카페 곳곳에 전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첫 회원전을 시작으로, 8개월 만에 두 번째 작품을 선보였다. 10여명의 회원 모두 그림을 전공하지 않은 아마추어지만, 해를 넘기며 이들의 작품에선 제법 전문가 향기가 묻어난다.

그림동아리 ‘담다’는 상북지역 자치활동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지난해 저소득층 일자리 제공을 위한 자활근로사업단 ‘카페 쉼’이 문을 연 뒤, 상북주민자치위원회 제안으로 2층에 문화복합공간을 마련하면서 다양한 자치활동을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그림동아리다. 그림에 ‘생각ㆍ이야기ㆍ삶’ 등을 담는다는 의미로 ‘담다’라고 이름 짓고, 일주일에 한 번 문화복합공간을 화실로 활용했다.

배움을 위한 동아리인 만큼 전문가도 모셨다. 상북 주민이기도 한 서양화가 정예원 씨가 수채화, 유화, 데생 등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정 씨는 “그림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아니기에 ‘잘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자신을 잘 투영한 그림’을 캔버스에 담아낼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결국, 이 수업은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상북 그림동아리 ‘담다’는 그림을 전공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그림’과 ‘사람’으로 소통하며 조금씩 함께 성장하는 지역공동체다.

그래서 화실은 사랑방이나 마찬가지다. 그림에 관한 조언도 하지만, 서로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더없이 소중해졌다고. 회원들은 자연스럽게 둘도 없는 절친이 됐다.

회원 김지연 씨는 “내 인생의 그림은 딱 중학교에서 멈췄다. 그림을 동경해 대단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보다는 사람들이 좋아서 꾸준히 배우게 됐다. 그러다 보니 내가 투영된 나만의 작품이 벌써 3개나 탄생했다”고 말했다.

회원 허문화 씨 역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북지역인 만큼 젊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는 인구 유출을 감소하게 하는 역할까지 톡톡히 해낸다. 그것이 바로 지역공동체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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