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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단전이란 무엇인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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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단전이란 무엇인가(상)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07/06 11:37 수정 2021.07.06 11:37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원불교 선(명상)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몸과 마음을 별개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둘을 하나로 일치시키기 위한 특정한 지점인 ‘단전’(丹田)이라는 부위를 가정하고, 그곳에 마음을 그라운딩(Grounding)하는 연습을 하게 된다. ‘접지’(接地)한다는 의미의 그라운딩은 나의 마음을 바로 단전이나 호흡 등 명상의 대상(對象)에 온전히 맡기고 내려놓는 것이다. 이를 원불교에서는 ‘단전주선’(丹田住禪)이라는 고유의 명상법으로 닦는다.

단전은 지속적인 명상 수행으로 얻어진 마음의 힘인 ‘심단’(心丹)을 저장하는 부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신체의 상ㆍ중ㆍ하의 세 부위에 단전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중 뿌리에 해당하는 하단전의 위치는 배꼽 아래 세 치(약 9~10cm)에서 체내 안쪽의 기해(氣海)혈에 위치한다.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생명력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정’(精)의 중심이다.

중단전은 가슴의 중앙 명치 끝 혈 자리인 단중(丹中)이다. 장기로는 심장을 의미하며 정서와 감정 에너지로 이해할 수 있는 ‘기’(氣)의 중심이다. 상단전은 이마의 양 눈썹 사이의 혈 자리인 인당(印堂) 안쪽에서 시작해 정수리의 백회(百會)가 만나는 뇌하수체 부근을 의미한다. 통찰력과 지혜의 에너지라 할 수 있는 ‘신’(神)이 깃드는 장소다.

내단(內丹) 수련에서는 하단전에 호흡과 의식의 집중으로 정이 쌓이게 해 기로 변화하고(練精化氣), 이에 따라 중단전에 기가 모이면 신으로 변화하며(練氣化神), 상단전에 신이 모이면 허, 공과 같은 경지로 돌아간다(練神還虛)고 주장한다. 이 세 가지 단전에 대한 수련이 지극해지면 최종적으로 도와 일치하게 된다(練虛合道)고 한다.

원불교에서 단전은 주로 건강과 위생에 도움이 되는 하단전을 가리키는데, 이 부위를 더 자세히 설명하면 크게 세 개의 주된 혈(穴)이 존재한다. 배꼽을 중심으로 치골까지 일직선으로 놓고 순서대로 각각 기해(氣海), 석문(石門), 관원(關元)이라고 불리는 자리다. 음(陰)적인 혈인 기해, 양(陽)적인 혈인 관원의 가운데 위치한 석문이 위치나 작용상에서 하단전에 가깝다는 주장도 있으니 전통적으로 내단 수련에서는 기해를 한의학에서는 관원을 하단전으로 여겨져 왔으며 원불교도 기해를 하단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대적 관점에서 단전은 신체에 존재하는 고정불변의 특정 부위로 이해하는 것보다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횡격막, 골반기저근, 복횡근, 다열근 등의 ‘내부 코어(core)근육’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호흡을 통한 횡격막의 수축과 이완으로 발생한 작용이 집중하는 특정 부위를 단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곳에 모인 에너지가 나의 정신과 육체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단전은 무협 영화 등에서 볼 수 있는 초현실적인 신체의 중심이 아니라 평범한 누구라도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의식과 기운이 모이는 주요 부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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