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마을교육공동체 모두락(상임대표 박유미)이 26일 진주교육공동체 결(상임대표 이홍철)과 공동주최로 경남교육주체 온라인 토론회 ‘경남의 교장공모제를 바라보는 N개의 시선’을 개최했다.
교장공모제는 ‘승진 중심 교직문화를 개선하고 능력 있는 교장을 공모해 학교 자율화와 책임경영을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2007년 도입한 제도다. 실력을 갖춘 교장이 해당 학교 교육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 폐쇄적인 승진 구조와 관료화한 학교 조직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번 토론회는 다양한 교육 주체(교원ㆍ학부모ㆍ지역민)가 모여 경남 교장공모제 현황과 성과를 알아보고, 향후 이 제도가 학교 현장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변화ㆍ발전해야 하는지 의견을 나누기 위해 기획했다. 특히, 민간 차원에서 경남 교장공모제도에 대해 최초로 토론회가 열린 데 의의가 있다. 이날 진주, 양산, 창원, 김해, 밀양, 거제 등지에서 60여명의 교원, 학부모, 지역민이 온라인으로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허복욱 교사(진주 명석초)는 “시대변화에 부응해 교육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교장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현행 승진제도로는 한계가 많다는 의견과 함께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양재욱 교장(창원 교방초)은 교사 출신의 내부형 교장공모제 교장들이 만들어 내는 모범사례를 학생진로, 학생자치, 공동체 갈등 해결 등 12가지 유형으로 나눠 발표하며 “교육과정에 철학을 담고, 관계가 끊어진 학교에 관계를 만들어 가는 등 노력으로 경남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교장의 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 토론자로 나선 최승제 씨는 “학교운영위원으로 참여하며 학교의 폐쇄적인 문화와 학교장 권한이 과도해 학부모를 비롯한 학교 주체들의 민주적인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며 “분권 시대에 학교장 권한도 나눠야 하며, 정책과 제도로 기존 학교장 역할과 지위를 새롭게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 토론자로 나선 최우영 교사(양산 화제초)는 “교장 자격 소지자를 공모 대상으로 하는 교장공모제도에 한계가 많다”며 “외적 성과 중심 학교 운영과 교장 임기 연장 수단으로 이용돼 학교 현장에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교장 자격 소지자를 포함해 실력 있는 교사도 공모할 수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그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진 전체 토론회에서 한 학부모는 교장공모제를 원하지만, 정보 부족과 어려운 시간ㆍ경제적 상황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는데, 지역별로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의지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 토론자는 “교장자격증 소지자만 공모할 수 있는 초빙형이나 내부형 교장공모제 취소율이 60~70%에 달하는 반면,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단 1곳도 취소된 곳이 없다”며 “초빙형 교장공모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지역별로 후속 토론을 위한 모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교원과 학부모, 지역민이 함께하는 지역별 2차 토론회를 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9월부터 양산마을교육공동체 모두락과 진주교육공동체 결 등 지역 교육주체들이 각 지역에서 경남교육의 혁신을 위한 토론회와 포럼을 정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