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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병고가 감소하고, 얼굴이 윤활해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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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병고가 감소하고, 얼굴이 윤활해지는 것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09/28 09:32 수정 2021.09.28 09:32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선을 통해 자신과 대상과 일치된 사람은 병고(病苦)가 닥쳐도 마음이 물러나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또한, 우리 몸 면역 체계가 자연스럽게 강화되므로 묵혀있던 잔병이 사라지는 것은 명상의 부수적 효과 중 하나다.

우리가 처음 명상하게 되면 크고 작은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는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몸의 감각이 계발되므로 평상시 외면했거나 억압한 곳에 대한 감각이 일어나는 것이다. 여기에 관심을 기울이면 저절로 잘못된 습관이 고쳐지므로 막혔던 곳도 뚫리게 된다.

몸이 치유되고 마음이 정화되면 얼굴이 윤활해지므로 표정도 부드럽게 바뀐다. 이런 것을 옛사람들은 뼈대 구조가 바뀌고 몸에 쌓인 굳은 습관이 사라졌다고 해서 ‘환골탈태(換骨奪胎)’라고 불렀다. 이 과정에 이르면 육체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서와 마음까지도 잘 지켜보고 다스릴 수 있게 된다. 부처님의 또 다른 호칭이기도 한 ‘조어장부(調御丈夫)’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제대로 조복(調伏) 받고 제어(制御)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한 것을 말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대부분 질병은 결국 마음에서 기인한 질환이다. 특히,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은 면역 체계가 쉽게 망가져 암이나 심장병,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게 됐다. 이에 반해 명상과 건강에 관한 연구 결과는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부족할 정도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5~10분의 간단한 호흡 명상만 하더라도 심리와 정서를 유리하게 조절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명상 중에 바른 호흡으로 정신이 안정되면 뇌에서는 알파파(8~12Hz의 뇌파)가 생성된다.

이때 뇌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고 두뇌 활동이 활발해진다. 반대로 고도의 긴장, 흥분, 분노의 감정에서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데, 이것이 지나칠 경우 스트레스는 더욱 증가하고, 혈관이 축소돼 혈류가 방해되고, 동시에 다량의 활성산소가 발생해 세포를 파괴해 암과 고혈압, 동맥경화와 심장마비, 뇌졸중 등을 일으키게 된다.

명상할 때 뇌를 살펴보면 전전두피질(생존본능과 성격을 담당)과 변연계(감정, 행동, 동기부여, 기억, 후각 담당)가 눈에 띄게 활성화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교감신경계(아드레날린과 노르에피네프린) 활동이 감소하고 부교감신경계(심혈관계 보호 작용) 활동이 증가하게 된다. 명상 수련이 깊어질수록 뇌와 육체가 건강해지고 활력을 찾게 되는 것이다.

하버드 의과대학 허버트 벤슨 박사와 매사추세츠 대학 존 카밧진 교수는 명상의 치유 효과를 일생의 주된 연구주제로 삼고 있는 세계적 학자다. 국내에도 ‘심신의학(MindㆍBody Medicine)’이라는 주제로 두 사람 연구 결과와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과 같은 명상법이 활발히 소개되고 있다. 두 사람은 명상가이자 의사로 자신들 임상에서 명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선명상이 의료 자체를 대체하는 수단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병행할 때 그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이는 원불교 소태산 대종사께서 『대종경』 실시품 31장에 말씀하신 대로 ‘마음병 치료와 육신병 치료가 각각 분야가 다르다’는 가르침과 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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