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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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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10/06 09:50 수정 2021.10.06 09:50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마음이 산란하게 되면 어떤 일에 마음을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망상이 일의 집중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명상을 통해 생각을 제어할 줄 알게 되면 자연히 온갖 잡다한 생각으로 채워졌던 두뇌의 기억공간이 깔끔하게 정돈돼 효율이 훨씬 높아진다. 이것은 속도가 느려진 컴퓨터를 깨끗하게 포맷(Format)한 뒤 새로운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과 같이 마음의 집중과 처리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것이다.

2014년 하버드대학 신경 과학자인 사라 라자르 박사팀 연구 결과는 명상과 기억력 관계를 명확하게 실증하고 있다. 명상하는 것만으로 기억력과 학습 능력 등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16명을 대상으로 명상 여부에 따른 뇌 영역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명상을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뇌에서 기억력과 학습 능력 등을 관장하는 영역이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위해 8주간 참가자들에게 ‘마음 챙김 명상(MBSR)’을 수행하도록 하고 시행 전후 자기공명 영상장치(MRI)를 통해 그들의 뇌를 스캔했다. 뇌 스캔 결과 명상을 수행한 참가자들은 단 8주 만에 MRI 스캔에 나타날 정도로 뇌에 큰 구조적 변화를 일으켰는데, 뇌의 일부인 회백질을 구성하는 신경세포(뉴런) 간 연결이 이전보다 훨씬 조밀해지고 두터워진 것이다.

그 결과 기억과 학습, 정서조절을 포함한 뇌 중심의 ‘좌측 해마’와 기억과 감정에 중요한 ‘후측 대상피질’, 공감과 관련한 ‘측두 두정 접합’, 운동 조절을 돕는 ‘소뇌’ 등의 회백질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반면, 명상을 수행하지 않은 참가자들은 뇌 스캔에서 별다른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사라 라자르 박사는 “당신이 뇌의 이런 특정 부분을 활성화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그 부분은 발달한다”면서 “이는 실제적인 정신 운동으로, 마치 몸의 근육을 만드는 것처럼 뇌도 사용해야만 기능을 잃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명상으로 기억력을 높이는 것은 사실 수행의 궁극적인 목적이 될 수 없다. 다만,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억이라는 인간의 중요한 두뇌 활동이 강화되는 긍정적인 측면은 확실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 무조건적인 암기나 주입식 교육보다는 중간중간에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이 더욱 좋다. 영국의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전국 370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가르치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런던대학교와 국립 아동가족센터 주도의 정신건강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마음 챙김 명상과 근육 이완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일회적인 명상보다는 규칙적인 명상이 뇌에 물리적 변화를 더욱 극적으로 불러일으킨다. 이는 꾸준한 수행이 뇌 신경 시냅스(Synapse)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축하기 때문이다. 명상은 주의력과 함께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감정을 통찰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그 가운데 기억력도 동시에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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