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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슬기로운 명상생활] 인내력이 생겨나는 것..
오피니언

[슬기로운 명상생활] 인내력이 생겨나는 것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10/26 10:05 수정 2021.10.26 10:05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명상을 하다 보면 수시로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을 접하게 된다. 졸음, 멍함, 간지러움뿐 아니라 신체적 통증, 때때로 일어나는 오만 가지 번뇌 망상과 만나게 되고 흘러가지 않는 시간과 함께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자기 자신과도 대면한다.

명상 시간을 방해한다고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외부 자극이다. 특히, 현대사회는 외부에서 자극을 주는 것이 도처에 널려 있다. 필자 역시 좌선을 하려고 앉아 보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시선이 가는 경우가 자주 있다. 중간에 전화가 울리기도 하고 선을 마친 뒤에는 부재중 전화 알림과 무수한 문자와 메신저 안내에 바로 마음을 뺏기기도 한다. 이렇게 내 마음의 주인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외부 감각 대상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서 내 중심을 바로잡는 힘(Centering), 바로 인내력이 필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인내력은 호흡 관찰을 통해 밖으로 달음질치는 마음을 안으로 되돌려(廻光返照) 내면에 집중하는 것에서 쌓을 수 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는 가장 기본적인 생의 욕구가 해결되는 순간에 우리는 육근이 일으키는 자극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날 수 있다. 이 주의 집중 시간이 길어질수록 삼매의 힘이 증가한다.

최근 어린이들 가운데(또한 성인에게도) 많이 보이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를 해결하는 유효한 방법으로 약물치료보다 명상이 선호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편하게 앉아 눈을 감도록 한 뒤, 특정한 긍정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해 그 순간 눈앞에 우주가 펼쳐진다고 상상하도록 한다. 눈꺼풀이 닫히면서 생긴 어둠을 우주 공간이라고 상상하도록 이끌면 흥미를 더욱 느낄 수 있게 된다.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안정되어 편안한 상태가 될 때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명상 시간이 내면의 창조력을 키우는 보물로 바뀌게 된다. 꾹 참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자리에 앉고 싶게 하는 것이다.

호흡이 안정된 상태에서 뇌파를 측정하면, 강력하게 활동하며 깨어있을 때 뇌파인 베타파에서 완만하게 각성된 알파파가 나오는 것이 측정된다. 이는 대뇌피질의 과민한 활동이 억제돼 복잡다단한 생각이 쉬고 마음이 안정돼 간다는 의미이다. 처음부터 억지로 참는 방식으로 인내력을 키우려는 것보다는 번잡한 마음을 쉬도록 해 마음의 중심을 잡는 것이 순서에 맞다.

인내력이 없어서 선ㆍ명상을 못 한다는 할 수도 있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인내력이 없기 때문에 선을 해야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한다’는 말이 있다. 명상도 마찬가지다. 앉기 전에 미리 자신의 마음을 이리저리 분별하거나 속단하지 말고 ‘오래오래 계속’ 꾸준하게 좌복(服坐) 위에 앉는 자기 마음과의 승부에서 이기는 진정한 승리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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