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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행복한 사람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10/27 14:54 수정 2021.10.27 14:54

박동진
소토교회 목사
하버드대학교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72년 동안 814명의 인생을 관찰하면서 행복에 관해 연구했다. 그가 관찰한 814명 중에는 당시 하버드대학교 학생 268명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 중 연방 상원의원이 4명이나 나왔고, 훗날 대통령이 된 케네디도 있었다.


하지만 814명 중 1/3은 정신질환에 앓거나 마약이나 술에 빠져 살았으며, 일찍 단명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 중 80세까지 건강하게 산 사람은 62명이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인간관계가 좋다는 것이었다.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이 점에 주목하면서 좋은 인간관계가 인간을 행복하게 한다고 생각하며, 인간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필요한 7가지를 행복의 조건으로 봤다.

그 일곱 가지는 ①긍정적인 삶의 태도(어려움에 대처하는 성숙한 자세) ②원만한 결혼생활 ③알맞은 교육 ④규칙적인 운동 ⑤금연 ⑥금주 혹은 적절한 음주 ⑦적당한 체중이었다.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이 7가지 조건을 잘 지키는 사람은 노년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며, 특히 60세 이전에 이 7가지 조건 중 최소 4가지 조건 이상을 지키면서 살고 있다면 행복한 노년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당신은 행복한가? 안타깝게도 한국인들은 일상적으로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2015년에 한 갤럽이 세계 143개국 사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국인들 행복감 59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전체 143개국 중 118위에 그쳤다. 이 조사에는 조사 전날에 얼마나 많이 웃었는지, 피로가 잘 풀렸다고 생각하는지, 온종일 존중받으며 지냈는지, 뭔가 재미있는 것을 익히거나 했는지, 또 하루가 즐거웠는지를 물었는데, 당시 한국인들은 대부분 온갖 스트레스와 갑질로 힘들고 어려웠으며, 재미있는 일 할 겨를이 없었으니 웃을 일도 없다고 대답했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공개한 ‘2019 세계행복보고서’(2019년 3월)에 따르면 한국은 행복지수 10점 만점에 5.895점을 받아 54위에 올랐다고 한다. SDSN은 1인당 국내총생산과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 사회적 자유, 관용, 부정ㆍ부패 정도 등을 측정해 행복지수를 산출하는데, 우리나라는 기대 수명(9위)과 1인당 국민소득(27위), 관용(40위) 부문에서는 상위권에 올랐으나, 사회적 자유(144위), 부정부패(100위), 사회적 지원(91위) 등에선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관적인 느낌으로도, 객관적인 데이터로도 대체로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행복을 찾아 파랑새를 쫓아가지만, 그 파랑새는 우리와 너무 멀리 있다고 느끼는 것이 바로 우리 한국 사람들이 겪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칸트라는 유명한 철학자는 할 일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희망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지금 행복한 사람이라 했고, 그보다 훨씬 이전의 철학자 에피쿠르스는 행복의 세 가지 조건으로 우정과 자유, 사색을 꼽았다.

성경은 행복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성경도 인간의 행복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구약성경 시편 첫 번째 시 첫 구절이 ‘복 있는 사람은’으로 시작한다. 예수님도 산에서 그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도다’라며 그 유명한 팔복에 대해 가르쳤다.

먼저, 시편을 살펴보자. 지면 관계상 시편 1편의 모든 내용을 소개할 수는 없기에 그 내용의 핵심을 살펴보면 복 있는 사람(행복한 사람)에 대해 다음 네 가지로 말한다. 첫째, 악인이 되지 않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이다. 둘째, 의인이 복 있는 사람이다. 셋째, 하나님이 주시는 것을 누리며, 하나님의 보호를 받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이다. 넷째, 자신에게 부여된 소명(천명)을 알고, 그것을 충실히 이뤄 하나님께 인정받고 상을 받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①마음이 가난한 사람 ②애통해 하는 사람 ③온유한 사람 ④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⑤긍휼히 여기는 사람 ⑥마음이 청결한 사람 ⑦화평하게 하는 사람 ⑨의를 위해 박해를 받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이라고 말씀한다. 하나님은 이런 사람을 주목해 보시며, 이들의 인생을 인정하고, 위로하고, 치하하며, 이들에게 하늘의 복을 주시기에 행복하다는 것이다.

행복은 소소한 것들이 모여 이뤄진다. 사소한 친절, 사소한 사랑의 말, 사랑스러운 입맞춤, 미소, 다정한 눈길, 진심 어린 칭찬, 즐겁고 따스한 느낌 등 소소하고 금방 잊히는 것들이 이 세상을 천국처럼 행복하게 만든다. 오스카 와이들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어떤 이들은 그들이 가는 곳마다 행복을 만들어내고, 어떤 이들은 그들이 떠날 때마다 행복을 만들어낸다” 남들보다 더 행복하기를 바라거나 자신을 위해서만 행복을 찾는다면 행복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길 바라기에 자신의 행복을 기꺼이 나누고자 할 때 행복이 찾아온다. 지금 이 시대 우리에게 꼭 필요한 행복 방정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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