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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마음에 나타난 지혜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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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마음에 나타난 지혜의 빛

양산시민신문 기자 mail@ysnews.co.kr 입력 2021/11/16 11:48 수정 2021.11.16 11:48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업은 본래 무명(無明)인지라 자성의 혜광(慧光)을 따라 반드시 없어진다”고 근대 한국의 선각자인 소태산 대종사는 자신이 남긴 ‘참회문’에서 전했다. 우리는 명상을 통해 밝아진 지혜의 빛으로 각자 삶을 속박하는 다양한 부정적인 정서들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부정적인 요소를 하나하나 찾아서 일일이 제거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지혜가 밝아질 경우 무지(無知)는 단박에 제거된다. 그것은 밝은 불빛을 켜는 순간 싸우지 않아도 어둠은 저절로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 뒤, 지혜의 빛이 무명을 완전히 몰아내고 몸과 마음이 참다운 자유를 얻게 된다. 빗으로 헝클어진 머리를 단정히 빗어내듯 명상은 마음을 단정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때 생겨난 지혜는 복잡한 내 마음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문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필자가 좋아하는 선(禪)의 일화는 석가모니 부처님에게 비롯해 달마 대사를 통해 전해 내려오는 심인(心印) 법을 계승한 육조 혜능(六祖 慧能, 638~713)의 이야기다. 현재 중국 광저우 근처인 신주(新州)라는 시골 출신으로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나무를 해서 홀어머니를 봉양하던 까막눈 총각인 혜능은 우연히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이라는 구절을 듣고 곧장 불법(佛法)에 귀의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풍무산에서 가르침을 펴고 있는 오조 홍인(五祖 弘忍) 대사를 찾아가서 8개월간 행자로 허드렛일을 했다. 홍인은 혜능을 떠보려고 했는지 “신주 땅 오랑캐가 어떻게 부처가 되려고 하는가?”라고 물었고, 이에 혜능은 “사람이야 남북이 있지만, 불성에 어찌 남북이 있습니까?”라고 당차게 받아쳤다. 『금강경』의 한 구절로 자성의 차별 없는 자리를 봤으니 곧바로 고하(高下)가 없는 지혜가 나오는 것이다.

결정적인 장면은 바로 다음이다. 홍인 대사가 자신의 법을 전하기 위해 제자들에게 자신의 경지를 나타내는 게송(偈頌)을 지어 오게 했는데 수제자인 신수(神秀)가 지으리라 생각하고 다들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신수는 스승 앞에 바로 서지 못하고 법당 벽에 “몸은 보리의 나무요(身是菩提樹) 마음은 밝은 거울과 같나니(心如明鏡臺)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時時勤拂拭) 티끌과 먼지 묻지 않게 하라(莫使有塵埃)”고 적어 놓고 돌아선다. 아직 투철한 확신이 서 있지는 않았던 것이다.

홍인은 제자의 이 게송을 보고 “이대로 수행하면 큰 죄는 짓지 않을 것이다. 다만,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라고 평했다. 문맹(文盲)인 혜능은 옆에 있던 동자승에게 신수의 게송을 읽어달라고 부탁하고 자신도 한 게송을 지을 테니 벽에 적어달라고 했다. 그 게송이 유명한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菩提本無樹) 밝은 거울 또한 틀이 아니네(明鏡亦非臺). 본래 한 물건도 없으니(本來無一物)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가 있으리오(何處有塵埃)”다.

이후 혜능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스승인 홍인의 법을 이어받아 중국 선종(禪宗)의 6대 조사(祖師)가 된다.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을 위기도 있었지만, 지혜의 빛은 활활 타올랐다. 자성의 혜광이 태양보다 밝게 비춘 것이다. 고등학생 시절 읽었던 이 이야기에 크게 매혹돼 필자는 대학 재학 중에 육조대사 유적지를 누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선은 우리 마음(自性)의 요란함, 어리석음, 그름을 ‘제거’하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은 본래 없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래서 혜능의 “심지에 요란함이 없는 것이 자성의 ‘정’이요(심지무란자성정 心地無亂自性定), 심지에 어리석음이 없는 것이 자성의 ‘혜’요(심지무치자성혜 心地無痴自性慧), 심지의 그릇됨이 없는 것이 자성의 ‘계’이다(심지무비자성계 心地無非自性戒)”고 한 『육조단경』의 법문은 지금도 명상가들에게 그대로 수행 표본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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