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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슬기로운 명상생활] 자신을 신뢰하라(守信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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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자신을 신뢰하라(守信心)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12/28 10:30 수정 2021.12.28 10:30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모든 종교에서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믿음’이다. 명상도 마찬가지다. 믿음은 ‘만사를 이루려 할 때 마음을 정하는 원동력’이다. 명상으로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하고 급한 일은 마음의 자유를 얻어 이웃의 아픔을 함께하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서원이다. 명상가는 마음을 한 곳에 정했으면 좌우를 돌아보지 않고 한길로 나아가야 한다. 외부의 헛된 권위나 명성에 사로잡혀 자신의 직관이나 경험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가장 나다운 나를 발견하는 길이 우리가 명상하는 이유가 된다. 내면의 목소리에 마음을 정하고 거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자신의 내면에 대한 바른 믿음이 명상을 통해 바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자신을 신뢰하라는 당부는 외부에 존재하는 절대적 존재를 믿고 거기에 의지하는 의타적 믿음(Faith)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 부처님이나 예수님 같은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의 신념(Conviction)이다. 명상은 스승이나 선배를 정해 놓고 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멘토나 롤모델을 정해 놓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들이 앞서간 길과 나의 경로가 동일한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불교의 『화엄경』에서는 “믿음은 도의 근원이요, 공덕의 어머니(信爲道元功德母長養一切諸善法)”라고 했으며, 예수께서는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마가복음 9:23)”고 하셨다. 필자의 스승인 소태산 대종사는 “독실한 신심이 있으면 그 법이 건네고 공을 이룰 것”(대종경 신성품 1장)이라고 하셨다. 자신의 내면에 갖춰진 마음의 보석에 대한 신뢰와 믿음(信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남송 말기에 선(禪)의 바람을 크게 불린 고봉 스님의 『선요』(禪要)에서는 깨달음으로 가는 중요한 요소를 ‘대신심(大信心), 대분심(大憤心), 대의심(大疑心)’으로 정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대신심은 자신은 물론 일체중생이 본래 성불해 있다는 믿음이다. 나와 부처님은 어떠한 차별도 없고 설사 모습과 나타난 능력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본래 갖춰져 있는 불성은 다르지 않다는 믿음이다. 불가에서만 그렇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공자의 법통을 계승했다는 맹자 역시 “사람들은 누구나 요순(堯舜)이 될 수 있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설파했다.

필자가 수행 지도를 하다가 간혹 참석자들에게 “○○○님은 부처입니까?”하고 묻는 경우가 있다. 질문을 받은 선객은 당황하거나 우물쭈물 대답을 망설이게 된다. 이런 경우 당당하게 자신이 부처임을 믿는 마음만 갖춰도 명상의 절반은 완성된 것과 다름없다.

설사 100% 확신이 없더라도 자신이 이미 성인이라는 믿음으로 마음을 정해야 한다. 1% 확신으로 99%의 불안을 깨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마음공부이다. 그런 뒤에야 한 행동 한 행동이 순식간에 성인의 그것으로 변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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