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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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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아랑곳하지 않는 ‘30년 베테랑 자원봉사자’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22/01/03 09:38 수정 2022.01.03 09:38
❚ 권기준 소주동자원봉사캠프 캠프장

마을 일손 돕기 위해 시작한 봉사활동
부녀회장, 아동위원, 통장 등 맡으며
30여년 쉼 없는 자원봉사 인생 걸어와

 

“자원봉사는 특별한 게 아니에요. 그저 내 이웃에게 조금 더 관심을 두는 일일 뿐이죠. 게다가 하면 할수록 내가 더 즐거워지는 일이죠”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대면 접촉을 삼가는 시기에도 권기준(64) 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봉사활동에 열중이다. 그를 인터뷰하는 날에도 소주동행정복지센터에 자리 잡은 소주동자원봉사캠프를 지키는 캠프지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첫 활동은 ‘자원봉사’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도 전인 1991년이었다. 그저 내가 사는 마을 구석구석에 일손이 필요하다는 말에,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새마을부녀회장을 맡았다. 뭘 해야지 하고 특별히 마음먹을 필요도 없었다. 일하다 보니 자꾸 일이 들어왔고, 일을 보면 또 안 할 수가 없어서 시작한 게 바로 ‘봉사’였다.

그리고는 여성자원봉사대 웅상읍 초대 대장, 웅상나눔회 초대 회장, 양산시아동위원협의회 아동위원, 새진흥아파트 통장 등을 맡으며 그렇게 하루도 쉼 없이 일을 하니, 어느새 30년이 흘렀다고.



“모든 자원봉사가 소중했지만, 가장 오래 일했던 ‘아동위원’ 봉사는 특히 기억에 남아요. 지금도 당시 아이들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져요. 하지만 밝고 건강하게 커 멋진 성인이 된 모습을 보면 또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죠”

자그마치 29년을 아이들과 함께했다. 가정위탁사업을 통해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아이들의 또 하나의 가족, 엄마가 돼 준 것이다. 1~2년 엄마 흉내만 낸 것이 아니다. 100일 된 아이가 대학생이 될 때까지 가슴과 마음으로 품어주는 진짜 봉사였다.

“아이들이 엄마가 가장 필요할 때가 언제인 줄 아세요? 어린이날도 아니고, 생일도 아니래요. 바로 졸업식, 입학식이래요. 이날 엄마가 학교에 오지 않으면 친구들에게 창피하다나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졸업식에 장미 한 송이 사 들고 올 수 있는 엄마예요. 저는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가정위탁 활동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그는 또 마을 일이라면 두 팔을 걷어붙였다. 9년간 마을 통장을 맡으며 수도배관 공사, 어린이놀이터와 체육시설 개ㆍ보수 등 많은 일을 해냈다. 특히, 자연녹지로 지정돼 있던 아파트 터를 주거지역으로 변경시키며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30년 베테랑 자원봉사자인 만큼 그의 경험은 지역사회의 큰 자산이 됐다. 현재 양산시자원봉사센터 전문강사가 돼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그의 봉사활동 경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소주동자원봉사캠프 캠프장을 책임지고 있다. ‘1년 365일 행복한 동행, 자원봉사 마을’을 슬로건으로 한 자원봉사캠프는 자원봉사자 스스로가 기획ㆍ운영을 통한 주민 주도형 자원봉사 거점 역할을 하는 곳이다.

캠프장은 비롯한 캠프지기들은 주민의 자원봉사 상담과 재능나눔 연계, 수요처 발굴, 자원봉사 프로그램 개발 등 자원봉사 활성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자연염색한 손수건, 양말목으로 만든 받침대 등 친환경 저탄소 제품을 제작해 이웃에게 무료로 나누는 사업이 한창이다.

“길가에 쓰레기를 주워 본 아이들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죠. 내년에는 초등학교와 지역아동센터 등과 연계해 아이들이 직접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봉사는 특별한 사명감이 있거나 돈이 많은 사람이 베푸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도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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