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오피니언

[빛과 소금]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2/02/08 15:47 수정 2022.02.08 15:47

박동진
소토교회 목사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 예수님은 인간의 행복에 관심이 크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복 있는 사람이 되라며, 8가지 복 있는 사람의 모습을 가르쳤다. 이것을 ‘팔복’이라고 흔히 말한다. 예수님이 가르치는 행복한 사람의 비결 8가지. 그 첫째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는 것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천국의 소유자가 된다는 말씀이다.

두 번째는 애통하는 사람이다.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이다.’ 헬라어로 된 원어 성경을 찾아보니 ‘애통하다’는 말은 ‘펜데오’고, 위로를 받다는 말은 ‘파라칼레오’다.

성경에 ‘애통’이라는 의미가 있는 단어는 9개 정도가 나오는데, 그중에서 ‘펜테오’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앞에 놓고 가슴을 치며 통곡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즉, 슬픔의 강도가 가장 셀 때 이 단어를 쓴다.

구약 성경에 야곱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에게 열두 명의 아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 열한 번째 요셉이다. 야곱에게는 아내가 넷이 있는데, 그중 가장 사랑하는 아내가 라헬이고, 야곱은 그 라헬이 낳은 아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야곱은 열두 아들 중 요셉을 특히 편애해서 당시 왕자들이나 입을 수 있었던 색동옷을 입혀줄 정도였다. 이런 요셉이 얼마나 미웠던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던 모양이다. 어느 날 형제들은 모의해서 아버지 몰래 동생을 노예로 팔아버리고, 그 동생의 옷에 피를 묻혀 아버지에게 가져와서는 요셉이 짐승에게 물려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 말을 들은 야곱은 자기 옷을 찢고 굵은 베로 허리를 묶고 오래도록 그 아들을 위해 애통했다. 어떤 위로도 들리지 않았다. 도리어 차라리 내가 아들을 만나기 위해 죽음의 땅으로 가겠다며 애통했다. 이런 슬픔을 표현하는 말이 바로 ‘펜테오’다.

예수님은 이렇게 너무 슬퍼서 절규하듯 몸부림치며 애통하는 사람이 복이 있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그렇게 애통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이 위로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그 슬픔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사람, 그 사람이 복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하나님은 왜 그렇게 애통하는 사람을 위로하실까? 자신을 향해 그렇게 애타게 울고 있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슬픔에 겨워 애통하며 자신을 향해 부르짖는 사람을 외면하는 무정한 하나님이 아니라 그 사람의 슬픔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를 위로하며 그 슬픔을 이겨내도록 힘을 주시는 마음이 따뜻한 분이다.

무조건 슬퍼서 애통한다고 다 복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슬픔, 내 애통이 하나님의 슬픔 하나님의 애통이 돼서 하나님이 함께 울어주고 아파하고 위로해줘야 복 있는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복이 있는 사람이 되려면 하나님을 향해 울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이 듣도록 애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그 애통하는 소리를 듣고 찾아오셔서 그를 위로해주시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의 위로를 받은 사람은 남을 위로할 줄 알게 된다. 위로를 받는 자가 위로하는 자가 되며, 위로하는 세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하나님을 향해 애통하는 자는 하나님의 위로를 받게 되고, 이 세상에 하나님의 위로가 있게 한다.

미국에서 흑인 노예 해방운동을 일으킨 배후에는 유명한 책 한 권이 있었다. 그 책 이름은 ‘Uncle Tom's Cabin’, 우리말로 하면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이다. 이 소설의 저자는 ‘해리엇 비처 스토우’라는 여인이다. 목사의 딸로 자란 그녀는 결혼한 후 아이 일곱을 낳았는데, 그중 넷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다. 특히, 태어난 지 18개월에 병으로 자신의 품을 떠난 아들 사무엘의 죽음은 그녀에게 슬픔 이상의 슬픔을 안겨줬다. 그렇게 슬픔에 잠겨 있던 중 문득 이 세상에는 나와 같은 슬픔을 당하는 여자가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그런 슬픔을 당한 사람들을 찾던 중에 그때 흑인 노예들의 아픔이 보였다. ‘나는 내 아이가 나를 떠난 것도 이렇게 힘든데 살아서 자기 아들딸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흑인 어머니들의 가슴은 얼마나 아프겠는가?’ 그녀는 노예들의 아픔을 소설로 쓰게 됐고. 미국인의 양심을 찔렀다. 그리고 흑인 노예는 반드시 해방돼야 한다는 노예 폐지운동에 불을 지폈다. 미 대통령 링컨이 스토우 부인을 만났을 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이 큰 전쟁을 일으키신 작은 부인(the little lady who started this big war)이시군요”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