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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명상과 마음 챙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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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명상과 마음 챙김(1)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2/03/08 10:06 수정 2022.03.08 10:06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화두(話頭)를 활용한 명상법인 ‘간화선’은 한국 불교계에서 가장 널리 수행하는 수행법이다. 이에 강력한 도전장을 낸 것이 동남아시아 상좌부(上座部) 불교권 대표 수행법인 ‘위빠사나(Vipasana)’ 명상이다.

1990년대 초반 국내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위빠사나는 흔히 관법(觀法)이라는 한문으로 옮기지만, 우리말로는 쉽게 ‘마음 챙김(Mindfulness)’ 명상이라고 번역해 지금도 많은 이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마음 챙김’이라는 개념은 불교만의 고유한 개념이고, 일반적인 명상 수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개념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 마음 챙김이야말로 종교와 사상을 뛰어넘은 보편적인 명상의 덕목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우선, 마음 챙김의 어원은 고대에 쓰인 인도어의 한 가지인 팔리(Pali)어의 ‘사띠(Sati)’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는 ‘기억하다’와 같은 어원을 갖고 있다. 사전에 나타난 사띠는 기억(Memory), 회상(Remembrance), 주의집중(Intentness of Mind), 주의 깊음(Mindfulness), 인식(Recognization), 의식(Consciousness), 주목(Intentness), 깨어있음(Awareness), 관찰력(Observing power) 등으로 옮길 수 있다.

한문으로 번역할 때는 염(念), 억념(憶念), 수의(守意), 의지(意止), 지념(止念) 등으로 옮길 수 있다. 사띠를 번역하는 많은 우리말에는 마음 챙김, 알아차림을 비롯해 마음 지킴, 관찰, 주시, 마음집중, 주의 깊음, 주의집중, 수동적 주의집중, 새김 등이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번역어는 바로 ‘마음 챙김’이다.

이제 마음 챙김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인 명상 수행 개념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자.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용어인 ‘눈대중을 잡다’에서 대중은 어떠한 것에 대한 기준을 의미하는 단어다. 그래서 ‘대중을 잡는다’거나 ‘대중을 삼는다’는 말은 ‘표준’, ‘기준’을 지니라는 의미와 서로 통한다. 이렇게 일상 언어적 관점에서 ‘대중’과 ‘챙김’이라는 용어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한다.

불가(佛家)의 염불 수행은 염불 구절을 따라 그 일념을 챙겨서 마음을 모으게 된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기도를 통해서 마음을 하나로 집중한다. 천주교의 ‘성인 호칭’ 기도나 원불교의 좌선도 단전에 기운을 챙기고 모으는 것으로 표준을 삼는다.

모든 종교의 명상이 마음을 챙기고 대중잡는 것으로 기준을 세우기 때문에 어떤 명상을 행하든 수행자라면 한때라도 놓지 말고 이 마음 대중을 지켜가야 한다. 이러한 챙기는 의식적 행위가 없다면 마치 낯선 길을 내비게이션 없이 운전하는 것처럼 큰 불편을 겪는다.

그래서 소태산 박중빈은 “(마음) 공부하는 사람은 세상의 천만 경계에 항상 삼학의 대중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니, 삼학을 비유하여 말하자면 배를 운전하는데 지남침 같고 기관수 같은지라, 지남침과 기관수가 없으면 그 배가 능히 바다를 건너지 못할 것이요, 삼학의 대중이 없으면 사람이 능히 세상을 잘 살아나가기가 어렵나니라”고 말한 것이다. 명상을 통해 마음 챙김을 놓지 않으려면 지속적으로 대상에 주의 집중하는 정성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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