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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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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2/04/13 11:51 수정 2022.04.13 11:51

박동진
소토교회 목사
예전 군에서 훈련을 받을 때 각개전투라는 훈련을 했다. 기고 구르고 철조망 통과하고 산 위로 고함치며 뛰어가는 훈련이다. 얼마나 빡세게 굴렸는지 숨을 쉬면 입에서 먼지가 튀어나올 정도였고, 목이 얼마나 마른 지 정말 흙탕물이라도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한참 빡빡 기고 있는데 비가 내렸다. 그러자 땅바닥을 기는 군인들이 모두 하늘을 향해 입을 벌려 빗물을 받아먹었다. 조교들이 발로 차며 고함치는데도 모두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내 평생 그때 그 빗물처럼 맛있었던 물은 없었던 것 같다.

예수님은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다고 했다. 여기서 ‘주리다, 목마르다’는 말은 바로 이런 경우에 사용하는 말이다. 먹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절박함, 그런 굶주림, 먹지 못해서 애간장이 타는 그런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의를 정말 애타게 찾고, 간절하게 찾고, 애간장이 닳도록 찾고, 이거 없으면 난 죽는다는 심정으로 찾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이라 했다.

복 있는 사람이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같이 가진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것과 이런 사람이야말로 하나님께 복 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즉, 의에 주리고 목말라 애태우며 의를 추구하는 살아가는 사람은 그 자체가 복 있는 사람이며, 그렇게 의롭게 살아가는 이들을 하나님이 복 주셔서 복 있는 사람이 되게 하신다는 것이다.

‘의(義)’를 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옳게 바르게 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 의가 있다. 하나는 바로 ‘자기 의’다. 내가 의의 기준점이 돼서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 그게 의롭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내가 복음”이란 걸 만들고는 항상 이렇게 말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내가 말하기를, 내 판단에는’ 자기 의에 빠진 사람들은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편이면 좋은 사람, 내 편에 선 행동은 모두 선하고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내 편이 아니면 적으로 생각하고, 그들이 아무리 선하고 좋은 일을 해도 그것은 악한 것이라며 배척해버린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내가 복음’을 만들어서 신줏단지 모시듯 그렇게 떠받들고 살지만, 사실 이 사람들은 ‘의’에 갈급한 복 있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 왜냐하면 진짜 ‘의’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중심이 된 의가 아니라 하나님이 중심이 되고, 하나님이 기준이 된 ‘의’다. 하나님이 의롭다고 하면 의로운 것이고, 하나님이 아니라고 하면 그건 아닌 것이다.

예수께 당시 종교 지도자 중 하나가 와서 사람들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계명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이 대답한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천륜과 인륜이라고 말하기도 하며, 단군신화에서는 ‘홍익인간’이라고도 한다. 즉 ‘의’라고 하는 것은 인간을 마귀나 짐승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아가게 하는 것이며, 사랑하는 것이며, 서로를 유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의는 무엇인가?

첫째, 십계명에 나와 있듯이 인간의 기본 도리를 지키는 것이다. 심판하는 하나님이 있음을 알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나를 낳아준 부모를 공경하고,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고, 이들의 소유를 존중해 생활, 자신의 유익을 위해 살인, 간음, 도적질, 거짓말, 이웃의 소유를 탐하지 않는 것이다. 이 기본 도리를 지키지 않으면 하나님이 심판한다. 이 심판이 곧 지옥이다.

둘째는 용서하는 의다. 지옥 갈 죄인이 회개해 새사람이 되게 하는 의다. 여기에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이 있다. 이스라엘에 에스겔이라는 선지자가 있다. 하나님께서 이 에스겔 선지자에게 이렇게 말씀한다. “너희는 너희가 범한 모든 죄악을 버리고 마음과 영을 새롭게 할지어다. 이스라엘 족속아 너희가 어찌하여 죽고자 하느냐?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죽을 자가 죽는 것도 내가 기뻐하지 아니하노니 너희는 스스로 돌이키고 살지니라”(겔18:31)

셋째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의가 있다. 하나님의 뜻을 아는 사람들, 하나님께 용서받은 사람들이 ‘내가 복음’을 버리고 하나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의를 알고 하나님의 의에 순종하면 내 인생이 변한다. 내 가정이 변하고, 내가 사는 세상이 한다. 하나님이 다스리는 하나님의 공의로 개혁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이 왜 이 모양이냐고, 세상이 왜 이리 악하냐고 통탄한다. 그러면서 자신도 내가 복음을 들고 세상을 이 모양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생각은 하질 않는다. 이제 나의 의를 버리고 하나님의 의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나도 복 있는 사람이 되고, 나를 통해 세상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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