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슬기로운 명상생활] 힐링의 시대, 킬링의 시대..
오피니언

[슬기로운 명상생활] 힐링의 시대, 킬링의 시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2/04/26 10:17 수정 2022.04.26 10:17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여기를 가도 힐링(Healing), 거기에 가도 힐링이다. 말 그대로 ‘힐링의 시대’다. 솔직히 이런 최근 사회적 유행이 그리 좋게만 보이지 않는다. 힐링 이면에 자리 잡은 자본으로 대표되는 거대한 물질문명의 ‘킬링(Killing)’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치유는 마음이라는 개념 속에 갇혀버리거나, 일시적인 도피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명상을 통해 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을 얻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진정한 마음공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성인(聖人)은 마음의 병과 병든 사회를 동시에 고치는 의술로 명상을 바라보고 있다.

격언 중에 지도는 영토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지도를 아무리 들여다보고 있다 해도 실제로 그곳을 두 발로 밟아 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순간적으로 마음을 달래 주는 자기계발서 몇 권, 한두 번의 템플스테이 참가를 가지고는 다만 순간적 ‘체험(Experience)’을 했다고 할 수 있어도 지속적인 치유 ‘상태(State)’에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명상에서 말하는 진정한 치유 기반은 비이성적이고 종교적 초월만이 우월하다 주장해 신비한 상태에 머물기보다는 현상을 초월하되 버리지 않고 포함하는 ‘포월(包越)’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필자는 현대적 영성을 사실적 도덕에 기반한 영성(Reality-based Spirituality)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앞으로 명상은 다음에 세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첫 번째는 ‘몸(身)’이다. 몸은 공부와 사업을 하는 데 없지 못할 자본이다. 몸이 열리면 따라서 마음도 열린다. 명상은 우선 요가나 기공(氣功) 등 몸 수행을 통해 마음을 개방해야 한다. 이후에 아시아 수행 전통에서 몸을 다루는 핵심 포인트인 ‘삼단전(三丹田)’ 또는 요가의 ‘차크라(Chakra)’에 관한 이해와 각각의 활성화를 통해 에너지를 순환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 ‘마음’에 주목해야 한다. 마음공부도 긴 시간을 ‘노오력’하지 않더라도 효과적으로 깊고 고요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체험 이후에 구체적인 단전(丹田)이나 차크라 등 몸 포인트에 대한 이해를 통해 효율적인 명상을 지도해야 한다. 이후 마음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변화를 쉽게 감지할 수 있는 문답으로 실력을 삶에 체화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세 번째는 ‘무의식(또는 그림자)’에 주목해야 한다. 살아오면서 겪는 무수한 스트레스와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을 직접 치유할 수 있는 명상 수련을 통해 부정적 감정에서 해방되고 업장을 소멸시킬 수 있다.

명상은 사실적 도덕 훈련을 목표로 자신의 기질과 마음을 아울러 닦으며, 현실 세계를 충실하게 살도록 이끌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영성이나 명상 훈련은 종교를 떠나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도록 종교적 색채를 조정해서 진행하도록 개념과 용어를 정리해야 하며, 성별, 나이, 문화적 배경, 지적 수준 등 다양한 특성에 상관없이 적재적소에 증상과 상황별로 분리해서 적용하도록 구성해야 한다.

 

※ 슬기로운 명상생활은 이번 글을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