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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김창생 작가 “제주 4.3 사건, ‘바람 목소리’에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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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생 작가 “제주 4.3 사건, ‘바람 목소리’에 실어 전해요”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22/05/17 13:29 수정 2022.07.06 15:28
2년 전, 재일동포 2세 작가가 일본어로 펴낸 장편소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 번역판 기획ㆍ출간
제주 4.3 때 일본 건너간 쌍둥이 자매 동포 삶 이야기

싱그러운 봄바람이 부는 5월 어느 날, 양산시립서창도서관 공원에서 만난 김창생 작가. [엄아현 기자]

 

“우연의 연속은 필연이라고 하죠. 제가 살아온 삶 속 우연들이 만나 필연적인 소설이 탄생한 것 같아요. ‘제주 4.3 사건’을 겪은 사람들이 입 밖으로 함부로 내뱉지도 못했던 이 이야기를 이제 ‘바람 목소리’에 실어 생생히 전하고 싶어요”


재일동포 2세 김창생 작가 장편소설 <바람 목소리>가 최근 한국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2020년 일본어로 쓰인 이 책을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 서원오 사무국장이 번역ㆍ기획해 펴내면서, 아픈 역사를 다시 한번 마주할 수 있게 됐다.

<바람 목소리>는 1948년, 제주 4.3 사건의 살육광풍에 휘말려 목숨을 걸고 일본으로 떠난 쌍둥이 자매 ‘설아’와 ‘동아’의 망향가를 그리고 있다. 제주와 일본,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곡진한 삶을 생생하게 펼친, 삶과 사람에 집중한 이야기다.

이 소설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1951년 오사카 이카이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2세인 김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김 작가 부모는 제주도에서 태어났지만, 일제식민지 치하에 더는 제주도에서 살 수 없어 일자리를 찾아 이카이노에 정착했다. 그렇게 김 작가는 가난과 멸시 속에서 반평생을 일본에서 살다, 2010년 부모의 고향 제주로 왔다. 출생지는 선택할 수 없었지만, 눈을 감는 장소만큼은 스스로 선택하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장편소설 <바람 목소리>는 제주 4.3 사건 광풍에 휘말려 일본으로 떠난 쌍둥이 자매의 망향가를 그리고 있다. [양산시민신문/자료사진]

“한없이 연하고 약했던 나의 부모님과 이웃들에게 ‘제주 4.3 사건’은 입 밖에도 꺼내지 못하는 두려움 그 자체였죠. 많은 재일동포 2세들은 이 사건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가난한 타국 삶이 부모 탓이라 원망하고 살았죠. 나의 부모가, 재일동포 1세대가, 제주도민이, 가혹했던 조선 근대사를 몸소 부딪쳐 살아온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그분들 곁으로 조금이나마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서 써 내려간 이야기입니다”

김 작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새로운 삶을 위해 지금은 양산에 터를 잡았다. 조금은 낯선 도시지만, 창문을 열면 푸르른 산이 있는 지금의 삶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김 작가는 조만간 ‘북 토크’를 통해 양산시민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재일동포들 역사와 삶을 바람에 실어 전하는 김 작가의 이야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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